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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이불’ 쓰고 나왔다…체감 영하 59도 미국 “생명 위협하는 추위”

등록 2022-12-23 13:30수정 2022-12-24 00:51

30분 만에 기온 20℃나 급락도
북극 공기 바로 내려온 영향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22일 한 보행자가 담요로 몸을 감싼 채 길을 건너고 있다. 세인트루이스/AP 연합뉴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22일 한 보행자가 담요로 몸을 감싼 채 길을 건너고 있다. 세인트루이스/AP 연합뉴스

미국인들의 대이동 기간인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앞두고 ‘한 세대 만의 최악의 한파’가 닥쳐 미국의 많은 지역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며칠간 이어질 이번 한파는 “거대하고 위험한 북극 공기”가 내려온 것이라며 “생명을 위협하는 추위”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22일(현지시각) 북극 한파가 미국 북부와 중부 지방을 거쳐 상당수 주들을 덮치면서 기온이 급강하하고 강풍과 눈보라가 몰아쳤다. 몬태나주 서부 엘크 파크는 이날 기온이 영하 45℃, 체감온도는 영하 59℃까지 떨어졌다. 와이오밍주 일부도 체감온도가 영하 56℃까지 떨어졌다.

대도시들도 한파에 떨고 있다. 국립기상청은 23일 아침까지 체감온도가 아이오와주 디모인은 영하 40℃, 콜로라도주 덴버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는 영하 37℃, 일리노이주 시카고는 영하 34℃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많은 지역에서 강풍이 체감온도를 급속히 떨어뜨리고 있다. 북부와 중부를 강타한 한파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23일에는 뉴욕주 버펄로에 시속 112㎞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40년 만의 최악의 크리스마스 한파라는 이번 추위의 급속하고 강력한 기세는 기온 강하 속도로도 드러난다. 북극 공기를 먼저 맞은 와이오밍주에서는 21일 오후 30분 만에 기온이 20℃나 급락하며 역대 가장 빠른 하강 속도를 기록했다.

뉴욕·조지아·캔자스·웨스트버지니아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연방과 주정부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펜데믹이 끝난 뒤 사실상 처음 맞이하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휴가 시즌에 미국인 1억130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곳곳에서 항공편 취소 등으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22일 저녁 현재 취소되거나 연착된 항공편이 1만여편이다. 23일까지 취소 편수는 4200편으로 집계됐다. 철도와 버스도 운행 취소와 연착이 잇따르고 있다. 많은 여행객이 이용하는 승용차에 대해서도 기온이 급강하하면 작동이 멈춰 탑승자들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강풍과 폭설 탓에 정전과 도로 차단도 잇따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건 당신이 어렸을 때 본 눈 내리는 날 같은 게 아니다”라며 “지역 당국의 경보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한파는 북극 공기가 곧장 내려온 결과다. 극소용돌이라고 부르는 공기는 겨울에 더욱 차가워져 북극 주변을 도는데, 그 주위를 띠처럼 둘러 극소용돌이의 남하를 막는 극제트기류가 불안정해지면 북극 공기가 미국 본토까지 밀고 내려온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북극 기온 상승 속도가 나머지 지역보다 4배가량 빠르다는 점을 이유로 온난화가 극소용돌이와 극제트기류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게 한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에도 이런 현상으로 따뜻한 남부지방인 텍사스주에 한파가 닥쳐 250명 이상이 숨졌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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