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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국무부, 윤 대통령 MBC 압박 관련 ‘폭력과 괴롭힘’ 표현 삭제

등록 2023-03-22 15:01수정 2023-03-22 18:55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20일 발표한 ‘2022 국가별 인권 보고서’ 내용 중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을 둘러싼 <문화방송>(MBC)에 대한 압박을 다룬 부분에서 ‘폭력과 괴롭힘’이라는 소제목이 하루 만에 삭제됐다.

21일(현지시각) 국무부의 ‘2022 국가별 인권 보고서’ 한국편을 보면, 전날 발표 때 표현의 자유를 다룬 장에 있던 ‘폭력과 괴롭힘’(Violence and Harassment)이라는 문구가 사라졌다. 이 소제목은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직후 윤 대통령이 비속어를 사용한 상황을 보도한 <문화방송>(MBC)에 대한 윤 대통령의 비난 발언 등을 전하는 대목의 들머리에 있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등의 행위를 언론에 대한 ‘폭력과 괴롭힘’의 사례로 든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수정된 보고서에는 윤 대통령이 <문화방송> 보도에 대해 “안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행위”라고 말했다거나 국민의힘 의원이 이 방송사를 고발한 사실, 대통령실이 <문화방송> 기자의 전용기 탑승을 금지했다는 내용 등은 그대로 남아 있다.

국무부는 소제목 삭제에 대해 “그 소제목은 인권 보고서의 표준 용어”라면서도 “사건의 기술에 적합하지 않아 명확성을 위해 제거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국무부 설명대로 ‘폭력과 괴롭힘’은 이 보고서가 언론 탄압을 기술할 때 다수 국가에 관한 내용에서 쓴 소제목이다.

그런데도 국무부가 이 표현을 보고서 발간 이튿날 갑작스레 삭제한 것은 한국 정부와 관계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한국 쪽 요청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진 외교장관은 국회에서 이 보고서에 대해 “언론 보도에 대해 비정부기구 등의 단체에서 언급한 내용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취합·기술한 것”이라며 “각 사안에 대한 평가라든지 미국 측 정책적 판단은 포함된 것이 아니라는 게 미국 국무부의 설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제목만 사라졌을 뿐,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법률 해석·적용을 통해 언론·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평가하며 이전과 다름 없이 <문화방송> 사례 등을 꼽고 있다. 결국, 한국의 언론 자유 상황에 대한 미국 정부의 평가 자체가 하루 만에 달라졌다고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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