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펜실베이니아주 헤이거스타운에서 이튿날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 별장으로 가려고 전용 헬기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헤이거스타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18일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발표될 위기 시 3국 간 협의 의무에 대해 “지역의 비상사태나 위협 발행 때 서로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협의하겠다는 약속”이며 “공동의 안보 틀”이라고 밝혔다.
이 고위 관계자는 17일 전화 브리핑에서 협의 의무에 대해 “3국 모두 안보와 더 광범위한 협동을 아주 근본적인 방식으로 다음 단계로 올려놓게 될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연결된 안보 환경에서는 누구에게 가해지는 위협이든 근본적으로 모두에게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일이 이런 협의로 “정보를 공유하고, 메시지를 조정하고, 정책 조처를 조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협의 의무 등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이 각각 존재하는 한-미, 미-일 안보 조약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우리 중 하나가 도전에 직면하면 언제든 긴밀히 공조하도록 장려하는 공동의 안보 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이 지역에서 갈수록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게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3국의 미래 지도자들까지 염두에 둔 정상회의 연례화와 함께 첨단 핫라인 개설이 이번 정상회의의 주요 성과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정상들은 우리 중 어느 하나의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 등의 상황에서 협의 의무를 맹세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의 대만 침공도 협의 의무와 핫라인 가동 대상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우리 3국은 보다 넓은 범위의 인도·태평양의 안보와 상황에 관해 논의해왔다”며, 중국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미·일 3국의 직접적 안보 상황뿐 아니라 다른 지역 상황도 협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미국 행정부는 이날도 각국의 정권 교체 여부를 떠나 3국 합의의 지속성을 약속한다는 게 이번 정상회의의 성과라고 주장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우리 목표는 3국 간의 간여에 자물쇠를 채워 캠프데이비드에서 한 약속의 철회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는 2차대전 말기의 종전 구상 회의, 팔레스타인 평화 협상 등이 이뤄진 역사적 장소라며 이번 정상회의의 장소적 의미도 강조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경제·기술 분야에서는 공급망, 인공지능과(AI)과 바이오테크를 비롯한 핵심·신흥 기술 협력이 합의됐다고 전했다. 또 3국은 ‘경제적 강압’에 대한 대응, 공급망 교란 탐지와 이에 대한 공조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적 강압’은 중국의 정치적 동기에 의한 무역 상대 등에 대한 보복성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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