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올해도 어김없이 텍사스주 크로포드의 자신의 목장을 찾아나선 조지 부시 대통령의 여름휴가는 편치 못하다. 취임 이래 가장 짧은 10일 동안 여름휴가를 보내고 13일 백악관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재선을 앞둔 2004년 13일 휴가 이래 가장 짧은 여름휴가인 셈이다.
취임 이후 59번째로 1600에이커(약2백만평)의 목장을 찾은 부시 대통령은 6일로 크로포드에서만 385번째 밤을 보낼 정도로 부시 대통령의 목장에 대한 애착은 대단하다. 여름휴가로 크로포드에서만 보통 27~29일씩 너무 쉬는 바람에 여러번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엔 이라크에서 아들을 잃은 ‘반전엄마’ 신디 시핸의 목장앞 시위로 곤욕을 치렀고,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할 때 목장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던 것으로 알려져 큰 비난을 샀다.
올해의 짧은 휴가일정은 지난해처럼 구설수에 오를 일을 최소화하자는 참모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한다. 3일밤 도착해 다음날 하루종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산악자전거를 타고 숨을 헐떡거리며 모든 일을 잊고 싶었지만,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내외 정세가 그를 가만 놔두질 않는다. 지난 주말에도 목장을 찾아온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과 스티븐 해들리 안보보좌관으로부터 중동문제 브리핑을 들어야 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내전으로 치닫는 이라크전 등은 긴휴가를 보내기에 아무래도 부담이 크다.
또 민주당이 다수당일 될 것이 유력시되는 11월 중간선거는 유령처럼 편한 잠을 못자게 하는 요인이다. 다수당을 뺏길 경우 의회의 소환권 확대 등 의회의 간섭이 많아지면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제동이 걸리기 때문이다. 휴가중인 10일에도 짬을 내 위스컨신주의 공화당 하원의원 선거자금 모금하는 자리에 참석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11일에는 공화당 전국위원회에 매년 1만5천달러씩 기부하는 골수공화당 후원자들을 위해 크로포드 인근에서 벌이는 바베큐 모금파티도 열 예정이다. 올 휴가에 인기가 없던 전시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에 관한 책 2권을 가지고 간 이유도 알 만하다.
그러나 내막을 살펴보면 휴가를 좋아하는 부시 대통령의 휴가 일수가 줄어든 건 아니다. 크로포드에서 체류만 줄어든 것이다. 백악관에 돌아간 뒤에도 친지 결혼식에 참석하는 길에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에 있는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여름별장에서 1주일을 보내고, 주말은 캠프데이비드에서 보낸 뒤 9월초 노동절 휴가때는 다시 크로포드에 올 예정이다. 합하면 3주일 이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인정 안하지만, 부시 대통령의 크로포드 체류기간 축소는 반전엄마 시핸을 따돌리기 위한 행보처럼 비친다. 크로포드 목장에서 약 11킬로 떨어진 부시 부부의 대형환영 간판이 세워진 부근에 5에이커(약 6300평)의 땅을 사들인 시핸은 반전단체들과 함께 올 여름 부시와의 2라운드를 별러왔다. 요르단 암만에 체류중이던 시핸은 부시의 휴가 일정에 맞춰 시위를 위해 6일 급거 귀국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올해도 시핸을 만나줄 이유는 없다”며 “물이나 게토레이를 들고 다닐 것을 충고한다”며 비야냥댔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미국의 반전운동가 신디 시핸이 6일 뉴욕의 유엔 주재 미국대사관 앞에서 이라크 여성들과 함께 이라크전 반대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시핸은 이라크전에 참가했던 아들이 전사하자 조지 부시 대통령의 크로퍼드목장 부근에서 1인 항의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연합
그러나 내막을 살펴보면 휴가를 좋아하는 부시 대통령의 휴가 일수가 줄어든 건 아니다. 크로포드에서 체류만 줄어든 것이다. 백악관에 돌아간 뒤에도 친지 결혼식에 참석하는 길에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에 있는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여름별장에서 1주일을 보내고, 주말은 캠프데이비드에서 보낸 뒤 9월초 노동절 휴가때는 다시 크로포드에 올 예정이다. 합하면 3주일 이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인정 안하지만, 부시 대통령의 크로포드 체류기간 축소는 반전엄마 시핸을 따돌리기 위한 행보처럼 비친다. 크로포드 목장에서 약 11킬로 떨어진 부시 부부의 대형환영 간판이 세워진 부근에 5에이커(약 6300평)의 땅을 사들인 시핸은 반전단체들과 함께 올 여름 부시와의 2라운드를 별러왔다. 요르단 암만에 체류중이던 시핸은 부시의 휴가 일정에 맞춰 시위를 위해 6일 급거 귀국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올해도 시핸을 만나줄 이유는 없다”며 “물이나 게토레이를 들고 다닐 것을 충고한다”며 비야냥댔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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