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부진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내년 주택경기 침체로 내수가 위축되면서 경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시간 시장조사기관 IRN은 내년 미국 시장에서 승용차와 트럭의 판매 대수가 1998년 이후 가장 적은 163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 보도했다. 이는 올해 판매 예상 대수에 비해 30만대가 적은 것이다. 미국 전체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캘리포니아와 같은 거대 자동차 시장에서 주택건설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캘리포니아 자동차딜러협회도 내년 신규등록 대수가 2.5%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택경기 하강은 픽업트럭이 주력 차종인 미국 자동차 회사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주택 건설이 줄어들면 트럭 수요도 그만큼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자동차 회사들의 예상은 좀 더 낙관적이다. GM과 도요타는 판매 대수를 1650만대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미국 2대 자동차 회사인 포드는 경영 위기 타개를 위해 이 회사 103년 역사상 처음으로 핵심 자동차 부문을 담보로 180억달러를 신규 차입하겠다고 밝혔다. 구조조정과 향후 예상되는 적자 확대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뉴욕타임스>는 지금까지 담보제공 없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었던 포드가 담보를 제공하고 차입한 것은, 훨씬 힘겨운 상황이 벌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포드는 올 한해도 3분기까지 70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2009년까지는 흑자반전이 어렵다는 게 회사 안팎의 예상이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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