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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돈놀이 경제’만 회복 기미…‘링거’ 뽑기엔 일러

등록 2009-04-16 14:19수정 2009-04-16 16:01

[세계경제 긴급점검] 미국
주택·금융시장 ‘공포’는 가신듯
소비·실업 실물경제 피 안돌아
지난 한달새 세계 주요국 증시(MSCI 월드지수)는 약 25% 상승했다. 곳곳에서 금융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 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은 이른 감이 있다. 최근 ‘좋은’ 지표조차 경제가 좋아졌다기보다 더는 나빠지지 않거나, 추락하는 속도가 줄었다는 제한적 의미를 지닌 경우가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 세계경제가 2차대전 이후 최악인 -2.7% 성장할 것으로 점쳤다. 회복의 길은 아직 멀었다. 세계 4대 주요 경제권을 중심으로 최근 일고 있는 ‘경기 바닥론’의 실체를 점검해봤다.

“희미한 희망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조심스럽게’ 경제 회복에 대한 낙관론을 또다시 폈다. 최고 경제정책 결정자들은 오바마의 선창을 따라 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벤 버냉키 의장도 이날 약속이라도 한 듯 “급속한 경기침체가 완화하고 있다는 일시적인 신호들이 보인다”고 거들었다.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 시장의 회복이 ‘합창’의 악보가 되고 있다. 통상 경기에 선행하는 증시는 지난 한달 사이 20% 넘게 상승했다. 증시 대폭락을 주도했던 금융주들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반전을 주도하고 있다. 신용경색이 크게 완화하면서, 금융위기가 도질지 모른다는 공포감은 거의 사라졌다.

위기의 진앙지인 주택시장도 ‘바닥에 근접했거나 곧 바닥을 칠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2월 신규 주택 판매가 1월보다 4.7% 증가한 것을 비롯해, 신규 주택 착공 건수와 기존 주택 판매 수치도 조금씩 늘고 있다.

회복 신호들의 불쏘시개는 실패한 시장의 구원자로 나선 정부의 재정지출이다. 오바마는 1조5천억달러의 경기부양과 구제금융이 “경제 개선의 신호들을 낳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기부양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미국 경제에 파란불이 켜진 걸까? 실물경제를 금융시장과 분리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자산시장의 거품 붕괴로 빠르게 얼어붙었던 실물경제의 회복은 아직 멀었다. 연준은 3월 산업생산지수가 97.4(2002년=100)로 전달에 비해 1.5% 하락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산업생산이 5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1998년 12월 이후 최저를 기록한 것이다. 설비가동률은 69.3%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14일 발표된 3월 소매판매도 예상치를 넘어서 1.1% 하락했다. 8.5%를 기록한 실업률은 내년엔 10%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경제는 일러야 3~4분기에, 그것도 미약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본격 회복은 내년에야 가능하다는 게 연준의 설명이다. 오바마가 희망을 노래하면서도 “아직 숲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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