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 대통령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정치성향 달라도 입지 흡사한
부동 여당후보 박근혜-오바마
대세론 깨지고 관건은 부동층 미국 대통령 선거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민주당)과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공화당)의 대결 구도로 지난주 굳어졌다. 오바마 대세론은 다시 시험에 들었다. 오바마 대세론은 그가 현직 대통령인데다, 야당인 공화당에서 변변한 후보가 없이 이전투구한 상황에서 나왔다. 마치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세론과 닮았다. 두 사람의 정치성향은 상이하나, 대선 구도에서의 입지는 흡사하다. 박 위원장도 부동의 여당 후보로 4년 동안 독주했고, 야당에서는 변변한 후보가 없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최근 들어 대세론이 많이 잠식된 상태다. 최신 ‘뉴욕타임스/시비에스뉴스’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47%, 롬니 44%로 조사되는 등 오바마는 40%대 후반, 롬니는 40%대 중반 지지로 고착화되고 있다. 여론조사 오차 범위를 고려하면, 오바마의 우세는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오바마는 지난달 조사에서 석유값 폭등 등으로 업무 지지도가 41%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이제 미국 대선은 각 당의 충성스런 지지자 결집을 바탕으로 소수의 부동층을 다투는 경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한다. 누가 이겨도 큰 표차의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는 거다. 관건은 부동층이 얼마냐이고, 이 부동층을 움직이는 변수인 경기회복과 사회이슈이다. 최근 미국 선거에서 보수-리버럴로 양분되며 부동층이 가장 적었던 경우는 공화당의 조지 부시와 민주당의 존 케리가 맞선 2004년 선거이다. 당시 부동층은 약 5% 이하로 평가된다. 이번 선거에선 그보다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표심을 가르는 첫째 요인인 경제와 관련해 이제 그 책임 소재가 물타기됐기 때문이다. 공화당 정권에서 금융위기가 발발했지만, 경기침체는 민주당 정권에서도 깊어졌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인 마크 멜먼은 이번 선거에서 부동층은 5~10% 정도 될 것이라고 분석했고, 선거 여론조사 전문가인 모리스 피오리나 스탠퍼드대 교수는 10% 이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바닥을 다지며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가 계속 상승한다면 이 부동층은 7 대 3의 비율로 오바마 지지로 갈 것이라고 공화당 선거고문인 대런 쇼 오스틴텍사스대 교수는 예측한다. 이 경우 오바마는 안정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 경기 회복세를 가늠할 수 없다면 5 대 5 비율로 부동층이 갈려 초박빙 접전이 예상된다. 반면 경기회복세가 꺾인다면 3 대 7 비율로 부동층이 갈려 롬니의 승리가 확실시된다는 거다. 또다른 변수인 사회이슈, 즉 공화당 골수 지지층이 주장하는 총기 소지 자유와 피임 제한 등 보수적 사회의제 문제이다. 공화당 보수파가 이런 문제에 목소리를 높일수록 롬니는 불리해진다. 성향상 중도인 부동층이 등을 돌리기 때문이다. 사실 경기회복이란 변수도 보수세력의 태도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 공화당 지지층이 본질적으로 중도인 롬니를 중심으로 뭉쳐 ‘ABO’(Anyone But Obama, 오바마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좋다) 전선을 충실하게 꾸린다면 오바마를 꺾을 가능성은 커진다. 박 위원장은 지난가을 서울시장 선거를 전후해 안철수·문재인 등 잠재적 야권 후보에게 지지율이 밀리는 등 대세론이 깨졌다. 한국에서도 안철수의 등장으로 상징되는 부동층이 확장됐다. 이 부동층의 표심을 가르는 복지와 세금, 일자리 등 경제와 사회이슈도 그 어느 선거 때보다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야권 단일후보가 나온다면 미국의 롬니보다도 파괴력이 클 것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미국에서는 롬니라는 야당 후보를 세우고 반민주당 표를 모으는 ‘ABO’ 전선 수립이고, 한국에서는 먼저 ‘ABP’(Anyone But Park, 박근혜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좋다) 전선 원칙에 동의하고 야권 단일후보를 만드는 것이다.
그 관건은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기득권층이나 골수 지지층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낮추고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오바마와 박근혜 대세론은 본인들이 아니라 반대층에 달려 있다.
정의길 국제부 선임기자 Egil@hani.co.kr
부동 여당후보 박근혜-오바마
대세론 깨지고 관건은 부동층 미국 대통령 선거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민주당)과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공화당)의 대결 구도로 지난주 굳어졌다. 오바마 대세론은 다시 시험에 들었다. 오바마 대세론은 그가 현직 대통령인데다, 야당인 공화당에서 변변한 후보가 없이 이전투구한 상황에서 나왔다. 마치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세론과 닮았다. 두 사람의 정치성향은 상이하나, 대선 구도에서의 입지는 흡사하다. 박 위원장도 부동의 여당 후보로 4년 동안 독주했고, 야당에서는 변변한 후보가 없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최근 들어 대세론이 많이 잠식된 상태다. 최신 ‘뉴욕타임스/시비에스뉴스’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47%, 롬니 44%로 조사되는 등 오바마는 40%대 후반, 롬니는 40%대 중반 지지로 고착화되고 있다. 여론조사 오차 범위를 고려하면, 오바마의 우세는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오바마는 지난달 조사에서 석유값 폭등 등으로 업무 지지도가 41%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이제 미국 대선은 각 당의 충성스런 지지자 결집을 바탕으로 소수의 부동층을 다투는 경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한다. 누가 이겨도 큰 표차의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는 거다. 관건은 부동층이 얼마냐이고, 이 부동층을 움직이는 변수인 경기회복과 사회이슈이다. 최근 미국 선거에서 보수-리버럴로 양분되며 부동층이 가장 적었던 경우는 공화당의 조지 부시와 민주당의 존 케리가 맞선 2004년 선거이다. 당시 부동층은 약 5% 이하로 평가된다. 이번 선거에선 그보다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표심을 가르는 첫째 요인인 경제와 관련해 이제 그 책임 소재가 물타기됐기 때문이다. 공화당 정권에서 금융위기가 발발했지만, 경기침체는 민주당 정권에서도 깊어졌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인 마크 멜먼은 이번 선거에서 부동층은 5~10% 정도 될 것이라고 분석했고, 선거 여론조사 전문가인 모리스 피오리나 스탠퍼드대 교수는 10% 이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바닥을 다지며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가 계속 상승한다면 이 부동층은 7 대 3의 비율로 오바마 지지로 갈 것이라고 공화당 선거고문인 대런 쇼 오스틴텍사스대 교수는 예측한다. 이 경우 오바마는 안정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 경기 회복세를 가늠할 수 없다면 5 대 5 비율로 부동층이 갈려 초박빙 접전이 예상된다. 반면 경기회복세가 꺾인다면 3 대 7 비율로 부동층이 갈려 롬니의 승리가 확실시된다는 거다. 또다른 변수인 사회이슈, 즉 공화당 골수 지지층이 주장하는 총기 소지 자유와 피임 제한 등 보수적 사회의제 문제이다. 공화당 보수파가 이런 문제에 목소리를 높일수록 롬니는 불리해진다. 성향상 중도인 부동층이 등을 돌리기 때문이다. 사실 경기회복이란 변수도 보수세력의 태도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 공화당 지지층이 본질적으로 중도인 롬니를 중심으로 뭉쳐 ‘ABO’(Anyone But Obama, 오바마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좋다) 전선을 충실하게 꾸린다면 오바마를 꺾을 가능성은 커진다. 박 위원장은 지난가을 서울시장 선거를 전후해 안철수·문재인 등 잠재적 야권 후보에게 지지율이 밀리는 등 대세론이 깨졌다. 한국에서도 안철수의 등장으로 상징되는 부동층이 확장됐다. 이 부동층의 표심을 가르는 복지와 세금, 일자리 등 경제와 사회이슈도 그 어느 선거 때보다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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