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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꼬이는 공화당 ‘전당대회’ 난장판 될라

등록 2016-04-07 19:54수정 2016-04-07 21:28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가 6일 선거 운동을 벌인 뉴욕주 베스페이지에서 트럼프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트럼프를 내다 버려라”, “인종주의 반대” 등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베스페이지/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가 6일 선거 운동을 벌인 뉴욕주 베스페이지에서 트럼프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트럼프를 내다 버려라”, “인종주의 반대” 등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베스페이지/AP 연합뉴스
미 공화, 7월 ‘경쟁 전당대회’ 수순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5일 치러진 위스콘신주 경선에서 완패하면서 민주당과 맞설 공화당 대선 후보는 오는 7월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트럼프는 절대 안돼’를 외치는 공화당 주류와 각 경선 주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1976년 이후 처음 열리는 공화당 ‘경쟁(중재) 전당대회’ 과정에서 공화당이 ‘콩가루’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공화당 주류는 경선 후보들 가운데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를 가장 선호한다. 케이식은 연방 하원의원을 9차례나 지냈고, 2010년부터 오하이오 주지사로 재직하면서 뛰어난 행정능력을 보여줬다. 워싱턴 공화당 성향의 외교정책 전문가들 상당수가 케이식 캠프에 합류해 있는 것 자체가 그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본선 경쟁력에서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오하이오 경선을 제외하곤 1위를 한 적이 없다는 게 큰 결점이다.

공화당 경쟁(contested) 전당대회 시나리오
공화당 경쟁(contested) 전당대회 시나리오
현재 경선 2위를 달리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트럼프만큼은 아니어도 역시 공화당 주류가 선호하는 인물이 아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6일 “53명의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2명만이 3월이 되어서야 크루즈를 지지했다”며 크루즈가 (공화당에서) 가장 인기없는 의원 가운데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강경보수 성향 풀뿌리 단체인 ‘티파티’를 등에 업고, 오바마케어와 이민법 개정 등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타협하려는 지도부에 극렬하게 저항하는 정치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도부를 향해 감정섞인 비판을 하는 바람에 몇몇 당 고위 인사들은 ‘크루즈가 사과하지 않으면’ 그를 지지할 수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주류 “트럼프도 크루즈도 싫어”
케이식 밀고 싶어도 뾰족수 없어

‘제3후보’ 내세우고 싶지만
전대 규정 고쳐야하는데 장담못해
규정 고쳐도 후보들 반발 불보듯
일부선 ‘제3당 창당론’ 들먹이기도

크루즈의 본선 경쟁력도 공화당 주류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워싱턴 포스트>와 <에이비시>(ABC) 방송의 최근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크루즈에 대한 비호감은 51%로, 트럼프(67%)에 비해 썩 괜찮은 편이라고 하기 어렵다. 경선에서 그가 승리한 주들도 대부분 복음주의나 티파티 세력이 강한 남부나 작은 주 정도에 불과하다. 중도층을 끌어올 확장성이 약해, 클린턴과 맞붙을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공화당 주류들이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나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 후보 같은 ‘제3후보’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다.

공화당 주류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선, 케이식이든 제3 후보든, 이들을 경쟁 전당대회 투표용지에 올리려면 2012년 새로 도입한 경선 규칙 ‘40조b항’을 바꿔야 한다. ‘40조b항’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 위해선 8개 주 이상에서 대의원 과반 이상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공화당 대통령 후보 자격을 갖춘 사람은 현재까진 트럼프가 유일하다. 크루즈는 4개 주에서 과반 이상 대의원을 확보했고, 앞으로 남은 주에서 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케이식이나 제3후보는 가능하지 않다.

그런데 케이식이나 제3후보를 밀기 위해 이 규정을 바꾸려면 전당대회에서 모이는 2472명의 대의원 중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공화당 주류의 지역 장악력이 약해 그렇게 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둘째, 우여곡절 끝에 규정을 바꾸더라도 트럼프나 크루즈 진영의 강력한 반발, 공화당원들의 민심도 주류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경선 규칙 변경으로 최종 지명전에서 탈락하면 트럼프는 탈당 뒤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고, 크루즈도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엔엔>(CNN) 방송이 위스콘신 경선 뒤 실시한 출구조사를 보면, ‘과반 대의원 확보 후보가 없더라도 최다 득표자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3%로, ‘자질 있는 후보’라고 응답한 43%보다 높았다. 트럼프를 싫어하는 공화당 유권자들도 인위적인 후보 옹립은 반대하는 것이다.

경쟁 전당대회의 1차 투표에선 95%의 대의원들이 각 주에서 승리한 후보를 반드시 찍어야 한다. 하지만 2차 투표로 가면 구속력 있는 대의원은 25%로 줄어든다. 결국 경선 규칙 개정이 없으면 공화당 주류는 트럼프와 크루즈라는 비호감 후보들의 경쟁을 씁쓸하게 지켜봐야 한다. 공화당 주류 일부에서 심지어 ‘제3당 창당론’ 시나리오까지 들먹이는 이유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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