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형 찰스 코크, 동생 데이비드 코크.
‘막말’ 트럼프 “괴물스럽다”
클린턴 “관심 없다” 시큰둥
크루즈-케이식, 트럼프 저지 ‘동맹’
클린턴 “관심 없다” 시큰둥
크루즈-케이식, 트럼프 저지 ‘동맹’
미국 보수주의 운동의 최대 후원자인 코크 형제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찰스 코크(80)는 24일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은 힐러리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지지하는데 열려 있으며, 클린턴이 공화당 경쟁자들보다 더 좋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코크는 미국 2위의 개인기업인 코크 인더스트리의 회장으로, 동생 데이비드와 함께 미 보수주의 운동과 공화당을 후원하는 최대 큰손으로, 미 보수 정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현재 공화당 대선 후보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 공약에 대해 “괴물스럽다”고 비난하고, 경쟁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이슬람국가(IS)의 영역에 융단 폭격을 가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선 “끔찍한” 허풍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기자로부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에 비해 정부지출을 축소하고 규제를 완화했다며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말을 한 사실을 지적받자, 부시는 “좋은 사람이고 옳은 일을 하려고 했으나, 길을 잘못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가 “그럼, 또다른 클린턴(힐러리)이 공화당원에 비해 더 좋을 가능성이 있냐”고 묻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코크는 기자가 “당신이 클린턴을 지지하는 건 못볼 꼴이 아니냐”고 되묻자, “클린턴의 행동이 말과는 다를 것임을 믿어야 한다”며 “우리가 공화당 후보들을 지지하기 전에 그들의 행동이 지금까지 우리가 듣던 말과는 아주 다를 것임을 믿어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크의 지지 가능성에 대해,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기후과학을 부정하고, 유권자들의 투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사람의 지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코크 형제가 기후변화와 관련한 환경 규제를 반대하고, 유권자 등록을 어렵게 만들려고 운동하는 단체들을 후원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작은 정부와 규제 완화 등 보수주의 가치를 적극 옹호해온 코크 형제는 최근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의 선두 주자인 트럼프와 극우적인 크루즈에 반대하며, 다른 후보의 가능성을 적극 모색해 왔다.
한편,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선두주자인 트럼프의 과반 득표를 통한 대선후보 직행을 막기 위해 각각 자신들이 우세한 지역에 집중해 서로 표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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