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60% 안팎 압승 ‘과반’ 바짝
반트럼프 ‘동맹’ 위력 의구심
클린턴
4개주 앞서 사실상 대선후보로
샌더스쪽 껴안기로 본선 채비
60% 안팎 압승 ‘과반’ 바짝
반트럼프 ‘동맹’ 위력 의구심
클린턴
4개주 앞서 사실상 대선후보로
샌더스쪽 껴안기로 본선 채비
펜실베이니아 등 미국 5개주에서 26일 동시에 치러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60%대 안팎의 득표율로 5개주를 싹쓸이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1주일 뒤 열리는 인디애나주 경선이 트럼프의 자력 후보 진출이냐, ‘경쟁 전당대회’로 가느냐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5개주 가운데 4개주에서 승리하면서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클린턴과 트럼프의 맞대결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개표가 거의 완료된 27일 새벽 2시 현재, 트럼프는 71명의 대의원이 걸려있던 펜실베이니아에서 56.7%의 득표율을 얻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21.6%),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19.4%)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트럼프는 메릴랜드(54.4%), 코네티컷(57.7%), 델라웨어(60.8%), 로드아일랜드(63.8%)에서도 과반을 훌쩍 넘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트럼프는 이날 승리로 누적 대의원 988명을 확보해 과반인 1237명에 바짝 다가섰다. 크루즈와 케이식은 이날 참패로 대의원 수를 거의 늘리지 못해 누적 대의원이 각각 568명, 152명에 그쳤다. 미 동부의 북쪽과 남쪽을 잇는 95번 고속도로 주변에 경선 주가 몰려 ‘95번 경선’이라 불려진 이날 경선이 ‘반 트럼프’ 진영의 무덤이 된 셈이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의 이번 승리로, 그가 오는 7월 공화당 경쟁 전당대회를 피하고, 자력으로 후보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도 이날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승리 연설을 통해 “복싱 선수가 상대방을 케이오(KO)시키면, 판정을 기다릴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경선은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자신감을 나타냈다.
게임이 끝난 건 아니다. 다음달 3일 열리는 인디애나주 경선에서 케이식이 크루즈를 몰아주기로 하면서 트럼프는 또 한 번의 시험대를 통과해야 한다. 57명의 대의원이 걸려있는 인디애나는 사실상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다. 버지니아대학 정치학센터는 트럼프가 인디애나에서 압도적 승리를 하면 과반인 1237명에 턱걸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 트럼프 진영’은 트럼프에게 패배를 안긴 지난 5일 위스콘신주 경선을 인디애나에서 재연하고 싶어한다. 정치전문 매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최근 여론조사를 평균해 내놓은 결과를 보면, 트럼프는 인디애나에서 39.3%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크루즈(33.0%)와 케이식(19.3%)의 지지율을 합치면 트럼프를 저지하는 게 이론적으로 불가능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크루즈와 케이식의 지지층 성격이 극과 극이어서, 둘의 느슨한 연대가 파괴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반면, 트럼프는 동부에서의 압승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민주당 쪽에선 클린턴이 4개 주 승리를 바탕으로 2168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과반 고지인 2383명에 9부 능선까지 이르렀다. <뉴욕 타임스>는 “슈퍼대의원을 포함할 경우 이르면 다음달 17일 켄터키나 오리건 경선에서, 슈퍼대의원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6월 초쯤 클린턴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린턴은 이날 승리연설에서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든, 나를 지지하든 이제 우리는 분열하기보다는 뭉쳐야 한다”며 샌더스 지지자들을 끌어안으려는 모습을 보이는 등 벌써 본선 채비에 나서는 분위기다. 그러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쪽은 이번 패배를 기점으로 전력을 재정비한 뒤 경선 레이스를 완주하고 7월 전당대회 대결까지 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도널드 트럼프
미 대선 공화·민주당 누적 대의원
힐러리 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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