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공화 주류와 달리 “복지 강화·자유무역 반대”로 표심 흔들어

등록 2016-05-04 19:19수정 2016-05-04 21:18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 중인 도널드 트럼프가 4월22일 델라웨어 해링턴 주립박물회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해링턴/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 중인 도널드 트럼프가 4월22일 델라웨어 해링턴 주립박물회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해링턴/AP 연합뉴스
트럼프 지지층 무엇에 환호하나

일자리 뺏는다며 자유무역 질타
해외 군사력 개입은 “멍청한 짓”
“이주민·외국탓 미국 손해” 강조
피해의식 가진 미국민 열광

백인노동자 외 고소득층도 가세
지지자들 이구동성 “그는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사실상 거머쥐게 된 것은 그가 기존의 공화당 후보 및 노선과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하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그는 사회복지 제도 강화를 주장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공화당은 줄기차게 사회복지 축소를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의 노후연금인 소셜시큐리티 제도와, 빈곤층과 노년층의 의료보험 제도인 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만약 나같은 사람이 이 나라에 돈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우리의 소셜시큐리티(연금복지 제도)는 는 곧 무너질 것이다. 모든 이들이 그걸 깎으려고 한다. 나는 결코 깎지 않겠다. 나는 돈을 가져올 거고, 우리는 그걸 지킬 것이다”고 말한다.

트럼프는 공화당과 민주당을 통털어 기존 후보들이 회피하려던 것을 공약의 중심에 놓고 있다. 바로 자유무역이다. 그는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정부도 줄곧 추구해 온 자유무역협정(FTA)을 강력히 반대한다. 자유무역은 기존 대선 후보, 진보와 보수 전문가들이 모두 적극 옹호하거나, 적어도 미국이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하는 대상이다. 트럼프는 이렇게 말하다. “나는 자유무역에 대찬성이나, 공정해야 한다. 포드가 그 거대한 공장을 멕시코로 옮길 때 우리는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 포드가 미시간에 그냥 있도록 하겠다”, “나는 4천대의 텔레비전을 한국으로부터 주문했다. 그걸 한국에서 주문하기를 원치 않았으나, 미국에선 더 이상 텔레비전을 만들지 않는다. 이제 보잉도 중국으로 가려 한다. 중국이 보잉으로부터 비행기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무역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미국 일반인들의 정서를 건드린 것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어떤 생각 하나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트럼프는 해외에서의 미 군사력 개입도 반대한다. “만약 우리가 3차 대전을 치른다면, 그건 시리아를 놓고 일어나지 않을 거다…나는 (시리아에서 작전 수행을 하는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해야 한다고 위협하는) 그들을 강경파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그들을 멍청이들이라고 부른다.” 공화당 성향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극단적인 고립주의와 군사모험주의까지 널뛰기를 하는 위험한 외교안보 노선을 보인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그가 동맹국들에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고, 미국의 직접적 군사개입을 반대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누구보다도 줄곧 공화당을 지지해온 보수적인 백인 중하류층 노동자들이 먼저 반응했다. 그들은 공화당을 줄곧 지지했으나, 공화당은 작은 정부를 내세우고 자신들의 노후를 책임질 연금과 사회복지를 축소했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저학력·저소득 노동자 계층이라는 통념도 현실과 부합하지 않다는 조사도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 네이트 실버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이들의 평균 가구소득은 연 7만2천달러다. 이는 미국 평균 가구소득 5만6천달러보다 높다.

미국 대통령 선거 향후 일정
미국 대통령 선거 향후 일정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국이 손해 보고 있고’, 그래서 ‘나도 피해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이다. 그의 ‘막말’은 이를 전하는 유효한 도구다. 트럼프는 미국인에게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이민자와 외국을 겨냥한 막말을 하고는 결코 사과하지 않고, 더 심한 막말로 넘어간다. 대중들은 심정적으로는 비슷한 생각을 가졌으나, ‘정치적 올바름’을 의식해 감히 말하지 못하던 것을 트럼프가 거침없이 내뱉는 것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트럼프라는 개인이 전하는 메시지는 ‘강력함’이고 ‘명확함’이다. 트럼프 개인이 전달하는 이 강력함과 명확함은 미국 대중에게 ‘미국 우선주의’, ‘미국 제일주의’로 귀착된다.

트럼프의 유세장에 그를 지지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나타나는 지지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트럼프는 다르다”는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고물상 아버지가 주운 끔찍한 그림이 88억 피카소 작품? 1.

고물상 아버지가 주운 끔찍한 그림이 88억 피카소 작품?

이스라엘, 헤즈볼라 차기 수장 겨냥 베이루트 맹폭 2.

이스라엘, 헤즈볼라 차기 수장 겨냥 베이루트 맹폭

지상전서 허찔린 이스라엘, 2006년 침공 실패 되풀이하나 3.

지상전서 허찔린 이스라엘, 2006년 침공 실패 되풀이하나

EU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 관세”…중국 “무역질서 방해” 반발 4.

EU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 관세”…중국 “무역질서 방해” 반발

11m ‘종말의 물고기’ 호주서 잡혔다…말 머리에 갈치 몸통 5.

11m ‘종말의 물고기’ 호주서 잡혔다…말 머리에 갈치 몸통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