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함께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쪽으로 걸어가면서 오른팔로 샌더스 의원의 등을 감싸안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샌더스 의원한테 에둘러 경선 포기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회동을 마친 뒤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오바마 “클린턴 자격 있다”
클린턴 “세상을 얻었다” 환영
15일 위스콘신 지원 연설 예정
샌더스 “반 트럼프 위해 협력할 것”
클린턴 “세상을 얻었다” 환영
15일 위스콘신 지원 연설 예정
샌더스 “반 트럼프 위해 협력할 것”
“나는 ‘그녀’를 지지한다.”(I’m with her)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클린턴’이 아닌 ‘그녀’(her)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역사상 첫 주요 정당 여성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도 함께 담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의 선거 캠페인 웹사이트와 유튜브에 올린 3분 가량의 동영상을 통해 “지금껏 클린턴 전 장관보다 더 대통령 자리에 적합한 사람은 없었다”며 “나는 그녀의 편이다. 나는 열의가 있다. 빨리 힐러리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다”고 밝혔다. 샌더스를 향해서도 “클턴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은 경선에서는 라이벌이었지만 모두 미국을 사랑하는 애국자들이며, 우리 모두가 믿는 미국을 위한 비전을 공유한다”며 에둘러 민주당 통합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의 클린턴 지지 선언은 버니 샌더스 의원과 백악관에서 1시간 가량 회동한 뒤 1시간반 만에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 클린턴 전 장관 지원 연설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임기말에도 지지율이 50%를 웃도는 오바마 대통령을 ‘킹 메이커’로 두게 된 클린턴 전 장관은 “세상을 얻은 셈”이라며 크게 환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8년 전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오바마 대통령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오바마 대통령과 내가 여러 해에 걸쳐 격렬한 경쟁자에서 진정한 친구가 된 것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민주당 안팎에서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샌더스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에도 경선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았으나, 클린턴에 협조하기로 했음을 시사했다. 샌더스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물론 워싱턴 DC 경선에서는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나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만간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샌더스가 당초 계획을 바꿔 7월 전당대회 이전에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하리라 전망한다. 날짜는 ‘마지막 경선’인 14일 워싱턴 DC 프라이머리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대통령도 샌더스가 소득 불평등과 정치에서 정치자금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 등을 강조하고, 젊은이들을 정치적 과정으로 끌어들인 것이 민주당을 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샌더스의 아름다운 퇴장을 위한 ‘상찬’을 했다. 또 “그 메시지를 끌어안는 것은 11월 대선에서 우리가 이기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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