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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멜라니아, 미셸 연설문 표절 논란

등록 2016-07-19 17:02수정 2016-07-20 15:52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셸 오바마 연설과 매우 흡사
18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멜라니아 트럼프가 도널드 트럼프의 소개를 받고 무대에 오르고 있다. 클리블랜드/EPA 연합뉴스
18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멜라니아 트럼프가 도널드 트럼프의 소개를 받고 무대에 오르고 있다. 클리블랜드/EPA 연합뉴스

성공적으로 끝난 듯하던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이 예상치 못한 연설문 표절 문제로 얼룩졌다.

18일 전당대회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의 연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이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 내용과 매우 흡사하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두 사람의 연설문을 비교해보면, 문단을 구성하는 내용이나 사용한 단어까지 거의 똑같다.

문제가 된 부분은 멜라니아 트럼프가 어렸을 적 부모님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언급한 부분이다. 멜라니아는 부모님이 자신에게 “‘너의 삶에서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노력해라,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라,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갖고 대해라’라는 가치를 강조했다”고 했는데, 이는 미셸 오바마가 2008년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다만 미셸은 이를 ‘부모님의 말씀’이 아닌, ‘오바마와 내가 배우고 자란 가치’라는 부분만 다르다.

멜라니아는 이어 “자신의 성취를 이루는 데 유일한 한계는 꿈을 위한 노력과 그것을 얻기 위한 의지라는 것을 아이들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문장에서도 멜라니아는 미셸의 연설문과 같은 단어를 사용했다. 멜라니아는 또 슬로베니아 출신으로서의 이민자 경험을 언급하며 “부모님의 성실함과 열정, 지성은 여전히 오늘날의 나와, 가족과 조국을 위한 나의 사랑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는데, 이는 미셸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말하면서 “어머니의 성실함과 열정, 지성은 나의 딸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 문장과 흡사하다.

멜라니아의 연설이 끝난 뒤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시엔엔>(CNN) 등은 2008년 미셸 오바마의 연설을 직접 비교하며 비중있게 표절 논란을 전했다. “멜라니아의 이민 경험과 미국에 대한 사랑이 연설 내내 빛났으며, 연설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성명 외에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던 트럼프 진영은 이튿날인 19일 아침 폴 매너포트 선거대책위원장이 <시엔엔> 방송에 등장해 “멜라니아는 미셸 오바마의 연설을 베끼지 않았다. 멜라니아가 사용한 단어는 매우 흔한 단어다”라며 표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아직 누가 멜라니아의 연설문을 작성했는지도 드러나지 않았다. 멜라니아는 연설 전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 “연설문은 직접 작성했으며, 최소한의 도움만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멜라니아의 연설문은 미셸의 연설문과 민망할 정도로 비슷하다는 게 중론이다. 정치평론가 제프리 로드는 <시엔엔>에서 “표절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연설문 작성에 관여한 캠페인 담당자는 이번 논란에 책임을 지고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난 멜라니아는 만일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존 퀸시 애덤스 6대 대통령(재임 1829~1837년)의 영국 출신 부인 이후 거의 200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 태생 퍼스트레이디가 된다. 올해 46살인 멜라니아는 10대 때부터 유럽 패션 무대에서 모델로 활동했고, 1996년 미국 뉴욕으로 진출한 뒤, 1998년 트럼프와 처음 만났고, 2005년 24살 차이가 나는 트럼프와 결혼해 그의 3번째 부인이 됐다. 둘 사이에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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