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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샌더스 비방 이메일 공개 파문…슐츠 민주당 전국위 의장 사퇴

등록 2016-07-25 15:36수정 2016-07-25 16:11

클린턴 대선후보 공식지명 전대 하루 앞두고 폭로
샌더스 지지자 1천여명 “힐러리에게 투표 말자” 행진
데비 와서먼 슐츠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민주당 전국위원회 지도부 인사 이메일 1만9252건의 위키리크스 공개로 대선 경선 편파관리 논란이 일자 24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 전당대회를 마친 뒤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23일 슐츠 의장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마이애미/AP 연합뉴스
데비 와서먼 슐츠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민주당 전국위원회 지도부 인사 이메일 1만9252건의 위키리크스 공개로 대선 경선 편파관리 논란이 일자 24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 전당대회를 마친 뒤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23일 슐츠 의장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마이애미/AP 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 축제를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각),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불리하게 경선 관리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갑자기 뒤숭숭해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국위 의장을 사퇴시키는 등 파문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플로리다 하원의원인 데비 와서먼 슐츠 전국위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경합주인 플로리다 주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표를 많이 얻을 수 있도록 대리인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이번 전대를 끝으로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클린턴의 경쟁자였던 샌더스 의원이 ‘슐츠 의장 사퇴’를 공식적으로 촉구하자 이를 곧바로 받아들인 모양새를 취했다.

분란의 발단은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해킹해 23일 공개한 2만통의 전자메일 가운데 전국위 지도부 인사 7명이 주고받은 전자메일에서 비롯됐다. 전자메일엔 전국위 지도부 인사들이 클린턴 전 장관에게 유리한 쪽으로 경선을 편파 진행한 정황이 담겨 있었다.

특히, ‘샌더스가 자신은 무신론자라고 한 말을 들은 거 같다’며 복음주의 기독교 성향이 강한 남부 주에서 이를 활용해 샌더스 지지를 약화시키려는 시도 등이 들어있다. 공정하게 경선을 관리해야 할 전국위 인사들이 샌더스를 궁지에 몰아넣을 궁리만 한 것이다. 샌더스 쪽은 이미 경선 과정에서 클린턴의 측근인 슐츠 의장 등이 편파적인 진행을 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던 터였다.

위키리크스 폭로 이후 샌더스 진영이 공식적으로 슐츠의 사퇴를 주장하고,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조차도 사퇴 압박을 가하자, 슐츠는 클린턴 및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상의한 뒤 사퇴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파문 확산을 우려해 사실상 사퇴를 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슐츠는 사퇴 시점을 ‘전대 종료 뒤’라고 밝혔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마시아 퍼지 오하이오주 하원의원에게 전대 진행을 맡겼으며 찬조연설자 명단에서도 삭제했다. 또 클린턴 캠프 쪽은 전자메일 유출이 트럼프를 돕기 위한 러시아 해커들의 소행이라며, 비난의 표적을 외부로 돌리려 시도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클린턴 쪽이 이처럼 기민하게 사퇴 수습에 나선 것은 샌더스 쪽의 반발로 전대가 분열로 치달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논란을 방치했다가는 정강정책을 ‘좌클릭’ 하면서까지 샌더스 지지층을 끌어안으려 했던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공화당 전대에서도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끝까지 거부해 분열상을 노출한 바 있다.

샌더스는 이날 <시엔엔>(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논란이 힐러리 지지 입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로 미뤄볼 때, 그는 25일 예정된 전대 지지 연설에서 트럼프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샌더스 지지자 1천여명은 이날 오후 전당대회가 열리는 필라델피아 시내에 모여 “우리는 힐러리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행진을 벌였다. <뉴욕 타임스>는 샌더스 지지자들의 시위 깃발에는 “기성정치 종식을 도와달라!”, “힐러리에게 투표하지 말자!”라는 구호가 있었다며, “지난주 클리블랜드 공화당 전대 때의 어떤 항의 시위보다도 규모가 더 컸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가한 상당수는 녹색당 후보인 질 스타인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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