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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현장] 첫 흑인 대통령과 첫 여성 대통령 후보의 ‘역사적 포옹’

등록 2016-07-28 16:42수정 2016-07-28 22:13

오바마-클린턴, 8년 전 라이벌이 ‘트럼프 대통령’ 막기 위해 의기투합
오바마 “나보다, 빌 클린턴보다, 힐러리 클린턴이 더 대통령 자격 갖췄다”
관중석 “Yes, We Can” “4년 더! 4년 더!” 함성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 센터에서 연설을 마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필라델피아/UPI 연합뉴스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 센터에서 연설을 마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필라델피아/UPI 연합뉴스
8년 전 ‘정적’을 넘어 ‘앙숙 관계’로 치달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무대 한가운데서 깊은 포옹을 했다. 눈을 감은 두 사람의 얼굴과 감격에 겨워하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눈물에 젖은 클린턴의 딸 첼시의 얼굴이 대형 스크린에 나란히 클로즈업됐다. 오바마-클린턴 두 사람은 이어 두 손을 치켜 올리고 무대를 한 바퀴 돌았다. 함성이 체육관을 흔들었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인 2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열정 가득한 클린턴 지지 찬조연설을 끝낸 뒤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자, 클린턴이 무대 왼쪽에서 ‘깜짝’ 등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무대 뒤에서 지켜본 듯 클린턴은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얼굴엔 오바마 대통령에게 진정으로 고마워하는 모습이 묻어났다. 클린턴의 출연과 오바마 대통령과의 포옹은 잘 조율된 기획이었지만, ‘정치적 계산’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 센터에서 무대에 깜짝 등장한 힐러리 클린턴이 연설을 마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 센터에서 무대에 깜짝 등장한 힐러리 클린턴이 연설을 마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앞서 이날 마지막 찬조연설자로 나선 오바마 대통령은 46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청중들을 쥐락펴락하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총기규제 얘기가 나올 때는 진지하고 침울한 표정으로, 클린턴을 추어올릴 때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청중들에게 다가갔다. 연설은 몇차례나 환호에 묻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가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향해 “신경에 거슬릴 수 있겠지만 진실을 말하겠다”며 “나보다, 빌 클린턴보다, 어느 누구보다도 힐러리 클린턴은 대통령 자격을 갖췄다”고 말하자, 청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귀빈석에 앉아 있던 빌 클린턴은 박장대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이름을 자주 거론하진 않았지만, 트럼프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해 “진정한 해결책 없이 슬로건과 공포만 내세운다”며 “지난주 (전당대회가 열린) 클리블랜드에서 우리가 들은 것은 서로를 향해 등을 돌리고 세상을 등지는 나라에 관한 비관적인 전망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파시스트, 공산주의자, 지하디스트, 자생적 선동가 등 그 누구든 우리의 가치를 위협하는 사람은 결국 실패한다”며 트럼프를 ‘자생적 테러리스트’에 빗대 ‘자생적 선동가’로 지칭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냉소주의 공포를 거부하고 우리 안에 최고의 것을 불러내려는 나의 노력에 동참해달라. 그것은 힐러리를 미국의 다음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 믿을 수 없는 여정을 하게 해줘서 감사하다. 계속 전진해 가자”는 호소를 끝으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관중석에선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구호였던 “그래, 우린 할 수 있어”(Yes, We Can)와 “4년 더! 4년 더!”라는 외침이 나왔다. 임기 말임에도 50%가 넘는 지지율을 자랑하는 오바마의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 센터에서 연설을 마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무대에 올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 센터에서 연설을 마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무대에 올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오바마 대통령에 앞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 지명 수락연설을 한 팀 케인 상원의원은 트럼프에 대한 ‘조용한 저격수’ 역할을 했다. 그는 “트럼프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한마디도 믿을 수 없다. 힐러리는 어린이와 가족에 대해 열정을 지니고 있다. 트럼프도 열정을 갖고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이라며 조곤조곤하게 트럼프를 비판했다. 그는 해병대원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서 복무하고 있는 아들 냇(26)의 이야기를 꺼낸 뒤 “내 아들의 목숨을 맡길 만큼 힐러리 클린턴을 믿는다”며 클린턴에 대한 신뢰를 표시했다.

공화당 출신으로 중도적 성향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도 이날 찬조연설자로 나와 “가장 핵심적인 것은 트럼프가 위험하고 무모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런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고 클린턴을 옹호했다.

28일 클린턴의 후보수락 연설만 남겨놓은 민주당 전대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트럼프에 대한 지지 거부로 뒤숭숭했던 공화당 전대와 비교하면 훨씬 더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클린턴 띄우기’에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자리가 없어 계단에 앉아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을 정도로 관중석도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필라델피아/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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