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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보이지 않는 적에 ‘집안’ 털리는 민주 초비상

등록 2016-08-14 18:13수정 2016-08-14 21:11

해커 ‘구시퍼 2.0’ 하원선거위 해킹
전현직 193명 이메일·전화번호 공개
지난달 ‘위키리크스’ 이어 두번째
펠로시 원내대표 “음란한 전화받아”

러시아 정보기관 연루 추정하지만
배후·폭로 대응 쉽잖아 ‘전전긍긍’
미국 민주당 조직에 대한 연이은 해킹 폭로 사건으로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에 초비상이 걸렸다. 앞으로 어떤 내용들이 추가로 공개될지 모르는데다, 해킹 배후를 러시아 정부로 의심할 뿐 뚜렷한 증거를 밝혀내기도, 대응 방법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들은 12일 ‘구시퍼 2.0’이란 이름의 해커가 전·현직 민주당 하원의원 193명의 개인 이메일과 전화번호가 담긴 파일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 해커는 민주당 하원의원 선거를 지원하는 하원선거위원회(DCCC)를 해킹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정보를 빼냈다고 밝혔다. 내밀한 의원 개인들에 대한 정보 공개는 민주당에 두려움을 안겨주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의원 개인정보 유출) 뉴스가 보도됐을 때 플로리다에서 캘리포니아로 가는 비행기 안에 있었다”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아주 음란하고 역겨운 전화, 음성메일,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개인정보가 새나간 다른 의원들도 귀찮은 수십통의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하원의원들뿐 아니라 민주당 ‘큰손’ 후원자들의 이름과 사회보장번호, 선거자금 모금행사 내부 정보도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달 22일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당 전국위원회(DNC) 지도부 인사 7명의 이메일 1만9252건을 공개하면서 호되게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단합을 과시해야 할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경선 관리가 클린턴에게 우호적으로 진행됐다’는 이메일 내용이 공개되면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데비 와서만 슐츠 전국위원회 의장이 사퇴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문제는 그게 폭로의 끝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위키리크스’는 대선 직전인 10월에 클린턴과 관련한 중대한 내용을 공개하겠다며 ‘10월 서프라이즈’를 예고하고 있다. ‘구시퍼 2.0’도 해킹으로 획득한 중요한 결과물을 ‘위키리크스’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위원회는 해킹된 자료의 범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새로 공개될 내용들이 대선 정국을 뒤흔들 수도 있다고 보고 우려하고 있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해킹이 워터게이트 사건의 도청과 맞먹는 범죄 행위라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전자적 워터게이트”라고 이름 붙이며 비난했다.

클린턴 진영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돕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조직적으로 민주당을 표적 삼아 이메일을 해킹한 뒤, 이를 위키리크스에 던져주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이버 전문가들도 ‘구시퍼 2.0’이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관된 ‘집단’이라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킹의 몸통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배후가 밝혀져도 어떤 조처를 취하기도 쉽지 않다. 더욱이 해킹한 ‘내용’이 충격을 줄 경우, ‘해킹’ 자체에 대한 문제는 가라앉고 당이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민주당이 골머리를 앓는 이유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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