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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멕시코 대통령과 전격 회동

등록 2016-08-31 22:22수정 2016-09-01 09:16

멕시코 이민자 비하하더니 깜짝 행보
‘적과도 만나는 협상자’ 이미지 노려
초강경 이민정책 완화 포석 가능성
멕시코 이민자들을 ‘강간범’, ‘마약 밀수업자’ 등으로 비하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31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전격 회동한다고 양쪽이 발표했다. 트럼프가 이날 밤 이민정책 발표를 앞두고 명분을 쌓기 위해 ‘깜짝 이벤트’를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30일 트위터를 통해 “니에토 대통령의 초청을 수용했다. 회동이 매우 기대된다”고 공개했다. 니에토 대통령도 역시 비슷한 시각 트위터를 통해 “미국 대통령 후보들을 멕시코와 미국 간 양자 관계에 대한 대화를 위해 초청했다”며 “트럼프가 이 초청을 수용해 내일(31일) 개인 자격으로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는 니에토 대통령이 지난 26일 두 후보 모두에게 초청 의사를 전달했으며, 트럼프 캠프가 지난 주말 전략회의를 통해 멕시코 방문 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결정에는 새로 영입한 캠프 최고책임자 스티븐 배넌이 핵심적인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넌은 두 사람의 회동이 신문의 머리기사를 장식하고, 멕시코와 직접 상대해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의 그간 행보에 비춰볼 때 멕시코 방문은 충격으로까지 받아들여진다.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 기간 동안 멕시코 이민자들을 비하하면서 “멕시코한테 돈을 받아 미국 남쪽 국경에 장벽을 세울 것”이라는 등의 막말을 쏟아부었다. 이에 대응해 니에토 대통령도 트럼프를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사람이라고 맞대응하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회동이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의제를 관철하기 위해 적과도 만나는 꾀 많은 협상가라는 이미지를, 니에토 대통령은 트럼프를 멕시코로 불러들여 그의 레토릭을 바꾸게 했다는 업적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니에토 대통령과 회동 뒤 애리조나주에서 구체적인 이민정책을 발표한다.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히스패닉 유권자를 의식해 불법 이민자 추방을 완화할 뜻을 내비쳤다가 지지자들 반발로 다시 강경으로 돌아서는 등 오락가락했다. 멕시코 대통령과의 회동을 명분 삼아, 내부 반발을 다독이며 정책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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