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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공화 1인자 라이언, 트럼프와 결별…“의원선거 매진”

등록 2016-10-11 22:12

둘로 쪼개진 미국 공화당
성추문 파문 상·하원 선거 직격탄
‘의회 다수당 놓칠라’ 우려 번지자
“트럼프 방어·공동유세 않겠다” 선긋기

사실상 이번 대선 포기 뜻 밝혀 
트럼프·공화 강경파 반발 ‘공화 내홍’
클린턴, 지지율 격차 11%p로 더 벌려
 폴 라이언 하원의장
폴 라이언 하원의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성폭행 비디오 스캔들’ 파문이 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사실상 지지 철회’까지 부르며 파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 대선을 4주 남겨두고 당대표 격인 당 서열 1인자가 같은 당 대선 후보에게 ‘적대감’을 보이며 공격한 건 이례적이다. 공화당은 트럼프 지지자와 지지 철회자로 양분되는 상황에 빠졌다.

라이언 의장은 10일 동료 하원의원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지금도, 앞으로도 트럼프를 방어할 생각이 없고 트럼프와 공동유세를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의회 다수당을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고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이 전했다. 11월8일 대선 때에 상원(임기 6년)은 전체 의원 100명 가운데 34명을, 하원(임기 2년)은 전체 435명을 함께 선출한다.

라이언은 의원들에게 대선보다는 각자 지역구 선거 승리에 심혈을 기울이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언은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명시적으로) 철회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트럼프가 후보로 나온 이번 대선은 사실상 포기하겠다는 뜻을 명백히 한 것이다.

라이언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선 격론이 오갔다.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을 몰아내는 데 앞장섰던 당내 강경파 의원들은 라이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데이나 로러배커 하원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라이언이 공화당 대선 후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트럼프와 거리를 두려는 의원들을 “겁쟁이들”이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의 우군인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도 트럼프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역시 트위터를 통해 “예산과 일자리, 불법이민 등을 다루는 데 더 시간을 쏟아야지, 공화당 대선 후보와 싸우는 데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며 라이언을 비난했다.

하지만 반트럼프 의원들은 “(의회) 선거를 치르는 게 허리케인 속에서 비행기를 착륙시키려는 것과 같다”거나 “트럼프에 대한 추가 폭로가 없을 것으로 어떻게 확신하느냐”고 주장하면서 트럼프와의 거리두기를 강조했다. 전 공화당 상원의원인 저드 그레그는 “이제 각자도생해야 한다. 트럼프는 공화당을 너무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이언이 당 분열을 무릅쓰고 초강수를 둔 것은 ‘트럼프 성폭행 비디오 파문’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전통적 보수 가치를 중시하는 라이언은 비디오 공개 직후 “구역질 난다”고 트럼프를 매섭게 비판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당과 선거 관리의 최고책임자로서 ‘비디오 스캔들’ 여파로 대선 패배는 물론, 현재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하원까지 모두 민주당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엔비시>(NBC)와 <월스트리트 저널>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클린턴이 46%의 지지율을 기록해 35%에 그친 트럼프를 11%포인트나 앞섰다. 지난달 16일 같은 조사에서 지지율 격차는 7%포인트였다. 또 ‘어느 정당이 의회를 장악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지난달 3%포인트 격차에서 7%포인트로 늘어났다.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모두 민주당에 질 경우 라이언 역시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지고, 차기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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