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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추잡한 여자”…갈 길 바쁜 트럼프, 자책골 넣다

등록 2016-10-20 16:25수정 2016-10-20 21:45

미 대선 3차 토론서도 저속한 발언 큰 파장
뉴욕타임스 등 언론 “여성을 대상화” 뭇매
여성 지지 필요한 트럼프 ‘또 하나의 악재’
19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에서 열린 대선 후보간 3차 텔레비전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발언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에서 열린 대선 후보간 3차 텔레비전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발언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대선 승리를 위해 여성 유권자들의 표가 절실한 도널드 트럼프가 또 ‘자책골’을 넣었다. 1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3차 텔레비전 토론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향해 “정말 추잡한 여자”(nasty woman)라고 발언한 파장이 만만치않다.

토론 끝 무렵, 클린턴은 사회안전망 정책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부자증세를 설명하면서 “사회안전망에 대한 기여도는 높아질 것이다. 도널드 같은 사람들이 여기(증세)에서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가 막대한 규모의 영업손실을 신고해 20여년간 소득세 납부를 회피해 왔다는 의혹을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정말 추잡한 여자”라고 말했다.

‘네이스티’(nasty)는 ‘못된, 고약한, 더러운, 야비한’ 등으로 해석될 수 있는 비속어로, 공식석상에선 나오기 힘든 단어다. 잇따른 여성 비하 발언과 성추문으로 대가를 톡톡히 치른 트럼프였지만, 이 발언에 여론은 또 들끓었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의 추잡한 버릇’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알리샤 마차도 전 미스유니버스에 대한 비방으로 물든 1차 토론, ‘음담패설’ 비디오 논란이 불거진 2차 토론에 이어 3차 토론에서 트럼프는 상대 후보를 ‘추잡한 여자’라 불렀다”며 “‘나만큼 여성을 존중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 그의 말과 완전히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매체 <복스>는 “트럼프는 상대 후보를 성차별적으로 모욕했다”며 “현대정치에서 여성을 대상화하는 방식의 축소판”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는 또 위키리크스 폭로 문서를 언급하며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고, 이에 클린턴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선 후보”라고 일갈하는 등 서로를 향한 비난과 폄훼가 난무했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잇따른 성추문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에게 ‘(성희롱을 할 정도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말만 늘어놓으며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을 지지한다고 밝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복형 말리크 오바마, 강경 보수주의자인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객석에 앉히고, 불법 이민자로 인해 아이를 잃은 부모 네 명도 초대했다.

1차 토론과 2차 토론에서 각각 2번, 1번 악수를 나눴던 두 후보는 마지막 토론에서는 악수조차 나누지 않았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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