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마지막 티브이(TV) 토론을 마친 19일 저녁(현지시각)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뒤로 한 채 방청석을 향해 환한 표정으로 손짓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EPA 연합뉴스
미국 대선 마지막 텔레비전 토론이 열린 19일(현지시각), 쏟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판세가 클린턴 쪽으로 확연히 기울고 있는 게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토론 직후 <시엔엔>(CNN) 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오아르시(ORC)가 공동실시한 시청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토론에서 ‘클린턴 승리’가 52%로 ‘트럼프 승리’(39%)를 여유 있게 앞섰다. ‘누가 상대 후보를 더 많이 공격했나’라는 물음에는 응답자의 60%가 트럼프를 지목한 반면, 힐러리는 23%에 그쳤다. 트럼프가 경쟁자 비난에 훨씬 열을 올렸다는 뜻이다.
미국 퀴니피액대가 이날 발표한 일반 유권자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클린턴은 47%의 지지율로, 트럼프(40%)를 7%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오차 범위는 ±3.1%포인트였다. 남성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클린턴(43%)과 트럼프(41%)의 차이가 미미한 반면, 여성 유권자들은 클린턴(52%)을 트럼프(37%)보다 훨씬 더 많이 지지했다. 최근 잇따라 터져나온 트럼프의 성 추문이 여성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토론을 몇시간 앞두고 <시엔엔>이 자체분석해 공개한 각 후보의 선거인단 확보 현황에서도 둘의 차이는 더욱 도드라진다. 미국 대선은 모두 538명의 선거인단 투표 중 과반(270) 이상을 얻은 후보가 승리하는 간접선거다. 현재 클린턴이 30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반면, 트럼프는 179명을 확보한 데 그친 것으로 <시엔엔>은 평가했다. 미확정인 52표를 트럼프가 모두 가져가더라도 과반에 한참 못미친다. 지지세 변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애리조나·유타 등 공화당 우세 지역이 경합주로 바뀌었고, 플로리다·네바다 등 전통적 경합주들은 민주당 지지로 기울었다.
공화당 전략가인 스티브 슈미트는 이날 오전 <엠에스엔비시>(MSNBC) 방송의 토크쇼에 출연해 “현 상황은 클린턴이 선거인단 400명을 넘기는 추세”라며 클린턴의 압승을 예측했다. 그는 또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의회 중간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며 “(공화당으로선) 패닉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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