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있다. 맨체스터/AFP연합뉴스
비서실장에 클레인·포데스타 거명
클린턴, 공화 의원들도 접촉 ‘여유’
클린턴, 공화 의원들도 접촉 ‘여유’
미국 대선 이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구성할 행정부의 하마평이 벌써부터 미국 주요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직 대선 투표일까지는 2주일가량 남았는데, 클린턴 쪽은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고 당선 이후를 구상하고 있는 모양새다.
24일 <시엔엔>(CNN) 방송은 익명의 클린턴 캠프 관계자와의 인터뷰 에서 “클린턴은 이제 대통령 준비도 시작하고 있다”며 “거만한 행동이 아니라 현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 비서실장의 유력 후보로는 론 클레인이 거론된다. 클레인은 앨 고어 전 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2014년 10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를 에볼라 사태를 총괄하는 조정관인 ‘에볼라 차르’로 임명하기도 했다. 대선 캠프에서 클레인은 클린턴의 토론 준비팀을 이끄는 등 주요 직책을 맡았다.
그동안 우회적으로 비서실장을 맡을 뜻이 없다고 밝힌 존 포데스타 선거대책위원장 역시 유력한 비서실장 후보로 꼽힌다. 포데스타 선대위원장은 빌 클린턴 정부에서 이미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지난 20여년간 클린턴의 핵심 참모로 활약해 ‘문고리 권력’으로도 불리는 후마 애버딘은 비서실 부실장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클린턴 쪽은 때 이른 하마평을 조심스러워하는 눈치다. 하지만 클린턴이 최근 상·하원 선거 격전지를 돌며 민주당 후보를 돕고, 트럼프 지지를 철회한 현직 공화당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는 것도 대선 이후를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당 내부에서도 적과 아군을 명확하게 구분하며 편을 가르던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태도다. 클린턴 캠프 관계자는 “클린턴은 (민주당 의원은 물론) 트럼프에 등을 돌린 공화당 의원들과도 함께 일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의 ‘트럼프 저격수’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 24일 뉴햄프셔주에서 열린 클린턴 후보 유세에 나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추잡한 여자’(nasty woman) 발언을 비꼬아 “우리 ‘추잡한’ 여자들은 당신(트럼프)을 우리 인생에서 영원히 쫓아내고자, ‘추잡한’ 한 표를 던지기 위해 ‘추잡한’ 발로 행진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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