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엘리자베스 워런(왼쪽) 민주당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오른쪽)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맨체스터/EPA 연합뉴스
오는 11월8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의 추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 ‘진보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엘리자베스 워런(사진)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워런 의원이 클린턴 정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과 함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으로서 민주당 내 좌파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내 좌파 정치인들 사이에서 클린턴 정부의 ‘여당 내 야당’의 역할을 도맡을 워런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4일 전했다. 클린턴은 이미 경선을 치르면서 ‘국공립대 등록금 폐지’나 ‘월가 규제’와 같은 버니 샌더스 후보의 진보적 공약들을 대거 수용했고, 지난 24일 워런과 함께 뉴햄프셔주에서 진행한 선거 유세에서도 “미국 경제의 규칙을 다시 만들기 위해, 워런과 함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클린턴이 집권할 경우, 이에 대한 실천의 문제가 남는다.
클린턴과 워런은 여성 정치인이면서도 서로 다른 행보로 눈길을 끈다. 정계 입문 전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했던 워런은 빌 클린턴 행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고, 2005년 미 의회에서 통과된 파산법이 개인의 부채 구제를 어렵게 한다는 이유로 당시 상원에서 이에 찬성했던 힐러리 클린턴을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에서 ‘월가 개혁’, ‘소득불평등 개선’ 등 진보적 의제를 대변하는 워런은 이번 대선 경선에서 민주당 여성 상원의원 14명 중 유일하게 클린턴이 아닌 샌더스를 지지했다.
<뉴욕 타임스>는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월가 친화적인 라자드 투자은행 대표를 재무부 차관으로 기용하려 했을 당시에도 워런 의원이 강하게 반대해 결국 물러났던 사실을 언급하며, “클린턴 정권 역시 정부 요직 인선에서 (워런으로부터) 비슷한 압력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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