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5일(현지시각) 네바다주 리노 유세 도중 청중석에서 누군가가 “총이다”라고 외쳐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의해 몸을 숙이고 대피하고 있다. 리노/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5일(현지시각)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최대 접전지역인 플로리다 등 경합주를 순방하며 판세 뒤집기에 총력을 쏟았다. 그는 투표일에 앞선 6~7일 마지막 이틀을 미네소타 등 민주당 강세의 경합주들을 순회할 것이라 밝혀, 적진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린 집회에서 “우리는 민주당의 강력한 근거지라고 하는 곳으로 갈 것인데, 현재 우리는 거기서 접전이거나 이기고 있다”며 “우리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아니었던 미네소타로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네소타는 1972년 이후 민주당이 줄곧 승리한 주다. 그는 마지막 이틀을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미네소타, 콜로라도 등 민주당 강세지역에서 유세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탬파 유세에서 오마바케어, 즉 오바마 행정부가 도입한 전국민의료보험 제도를 비판하며 플로리다에 많이 거주하는 백인 은퇴자들의 표심을 겨냥했다.
트럼프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의 윌밍턴을 거쳐 플로리다 유세를 마친 뒤, 네바다 리노로 날아가는 등 미 전역을 숨가쁘게 누비며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그는 리노에서 연설 도중 무대 앞쪽에서 누군가가 “총이다”라고 소리쳐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연단에서 급히 대피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수색 결과, 청중의 총기 소유는 사실무근으로 밝혀져 트럼프는 몇분 뒤 연설을 재개하면서 “아무것도 우릴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아내 멜라니아가 연단에 함께 올라 “우리에게는 변화를 가져올 대통령이 필요하다. 이번이 변화를 만들 마지막 기회”라고 말하며 남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가 마지막으로 유세를 벌일 펜실베이니아 등은 현재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안정적으로 앞서고 있는 지역이다. 미네소타는 현재 클린턴이 8%포인트로 앞선다. 콜로라도에서도 트럼프는 13개의 공식 여론조사에서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 펜실베이니아 역시 트럼프가 3~4%포인트 내외로 뒤지고 있다.
트럼프가 판세를 뒤집을 가능성이 적은 민주당 강세 지역을 마지막 유세지역으로 선택한 것은 자신의 지지 기반인 백인 중하류층들의 결집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주들에는 전통적인 백인 주거지가 있는데다, 공화당의 텃밭인 중서부 내륙의 주들로 연결되는 곳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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