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각)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스타 르브론 제임스(오른쪽)와 함께 나란히 손을 흔들며 무대에 오르고 있다. 클리블랜드/AP 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마지막 임무는 ‘흑인 표심 다잡기’였다. 미국 대선을 앞둔 이틀 동안 클린턴은 흑인 유권자 밀집지역이자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해 오하이오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등을 집중 공략했다.
선거 전 마지막 일요일인 6일(현지시각) 클린턴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 흑인교회에서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선거를 “두려움이 아닌 희망을, 분열이 아닌 통합을, 증오가 아닌 사랑”을 선택하는 선거라고 규정한 클린턴은 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에게 “이 선거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을 파괴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한”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흑인 표심에 구애했다. 이 유세 뒤 클린턴은 펜실베이니아를 떠났지만,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딸 첼시가 펜실베이니아에 그대로 남아 체스터와 모턴 등 5곳에서 추가로 유세를 벌였다. 펜실베이니아는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2.4%포인트(<리얼클리어폴리틱스> 여론조사 평균) 앞서는 상황이지만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여서 클린턴 쪽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날 유세 정점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클린턴이 52년 만에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미국프로농구(NBA) 리그 우승으로 이끈 르브론 제임스와 한 무대에 선 순간이었다. 제임스는 “대통령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수 있으며 내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클린턴을 향해 “여기 이 여성이 바로 그것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에서 클린턴은 트럼프에 2.8%포인트 차이로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워싱턴 포스트>는 제임스의 지지로 클린턴 쪽은 흑인 유권자들의 막판 표 결집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틀 전에도 클린턴은 흑인인 가수 비욘세, 제이지 부부와 함께 클리블랜드의 무대에 선 바 있다.
뉴햄프셔주 맨체스터로 발길을 옮긴 클린턴은 이라크에서 전사한 무슬림 미군 후마윤 칸 대위의 아버지 키즈르 칸과 함께 유세에 나섰다. 칸은 클린턴을 소개하기에 앞서 그 자리에 없는 트럼프를 향해 아들 후마윤 칸 대위, 무슬림, 라티노, 흑인을 차례차례 들면서 “당신의 미국에 이들의 자리가 있을까?”라고 묻고, 관중들은 “노”라고 외쳐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클린턴은 마지막 선거 유세일인 7일에도 펜실베이니아를 두 차례 더 찾는다. 특히 필라델피아 저녁 유세에는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록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틴, 존 본 조비와 화려한 무대를 꾸민다. 그리고 이날 밤 12시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클린턴은 마지막 유세를 한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