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각) 미국 대선과 함께 상원 3분의 1에 해당하는 34석, 하원 전체 435석을 놓고 상·하원 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미 정치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최근 판세 예측을 보면, 현 의석에서 4석만 더 가져올 경우 민주당의 다수당 탈환이 가능한 상원과 달리 하원은 공화당 우세 지역만 계산해도 224석으로 이미 과반인 218석을 넘는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이번 선거 이전 3명의 대통령(빌 클린턴,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과는 달리 초선 첫 임기를 하원 ‘여소야대’로 시작한다. 설령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공화당 주류가 포진하고 있는 하원과의 관계는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주요 언론에서 ‘어떤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백악관과 의회 사이의 장밋빛 허니문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클린턴은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야당이 이끄는 ‘이메일 스캔들’ 청문회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제이슨 체이피츠(공화) 정부감독 및 개혁위원회 의장은 “클린턴이 흠잡을 데 없는 이력으로 백악관에 입성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벌써부터 벼르고 있다.
또 클린턴이 기대하고 있는 민주당이 과반인 상원 역시 길어야 2년에 불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총 33석의 상원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는 25개인 반면, 공화당 지역구는 8석에 불과해 공화당에 훨씬 유리한 선거이기 때문이다. 아메리칸대학의 앨런 릭트먼 역사학과 교수는 “의료보험이나 이민자 정책 등 오바마의 유산을 계승하려는 클린턴의 법안이 상·하원 모두에서 통과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역시 마찬가지다. ‘공화당 1인자’로 꼽히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이민 규제 등 당 정체성과 반대되는 공약을 내건 트럼프를 사실상 반대하고 있다. 프린스턴대학의 줄리언 젤리저 역사학 교수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공화당은 ‘트럼프 적극 지지층’, ‘극우 성향 의원’, 라이언 하원의장 중심의 ‘온건파 의원’ 등 세 부류로 나뉘어 내전 상태나 다름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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