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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까지 덮친 반세계화 해일…세계질서 대격변 예고

등록 2016-11-09 20:19수정 2016-11-09 23:22

트럼프 당선, 전세계 충격파
우파 포퓰리즘 앞세운 ‘미국 우선주의’로 정책변화
FTA 재협상·동맹국에 방위비 전가 등 충돌 예상
미국주도 세계질서 전환…NYT “미국, 백척간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자들 이 8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 서 대형 텔레비전을 통해 개표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자들 이 8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 서 대형 텔레비전을 통해 개표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전세계가 ‘충격과 공포’였다. 예상을 깬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과 국제사회는 시계 제로의 상태, 낯선 여정에 들어섰다.

8일(현지시각)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승리한 것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보다 더 큰 충격으로 국제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유럽에서 시작된 반세계화 우파 포퓰리즘이 해일이 되어 미국까지 덮친 것이다. 세계화와 함께 진행된 전세계적인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에 대한 불만이 그 원인이나, 그 대응으로는 극히 퇴행적인 우파 포퓰리즘의 기승이 결국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까지 이어졌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국제사회의 세계화, 개방화, 협력체제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미국과 유럽 정치권은 국제적 협력보다 공격적인 자국 이익 챙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의 적극적인 국제 개입주의를 버리고, 고립주의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이 고립주의가 트럼프가 주장하는 미국 예외주의에 입각해, 동맹국들에 부담을 전가하는 공격적이고 일방적인 성격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는 조지 부시 행정부가 보인 미국 일방주의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세계적 폐해를 예고한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운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동맹국들과의 관계 재조정,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및 대중국 강경정책,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등 반이민 정책 등으로 세계는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최대 공약으로 내세운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은 트럼프의 그 어떤 공약보다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을 시작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까지 수많은 무역협정 재협상의 방향은 분명 미국의 무역역조를 시정하는 보호주의로 흐를 것이 분명하다. 이는 기존 세계 경제질서에 큰 혼란을 부르고 해당국과의 갈등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도력은 큰 의문에 처하게 됐다. 트럼프는 나토를 통한 유럽 국가들과의 동맹에 대한 회의를 표출하며 나토 동맹에 따른 미국의 개입과 방위 의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영국의 브렉시트로 드러난 유럽의 반세계화 흐름과 보호주의, 국수주의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맞물려 현재 국제질서의 주축인 대서양 양안 동맹에 큰 균열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내세우는 이런 나토 회의론과 친러시아 태도가 장기적으론 동서 진영 대결과 갈등을 완화시킬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당장은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 사이의 갈등과 혼란이 불가피하다.

트럼프와 그 지지세력이 반대하는 세계화가 미국 내부에서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를 부르기는 했으나, 미국 전체의 부를 성장시켰다는 데는 이의가 없다. 트럼프도 그 최대 수혜자 중 하나다. 세계화와 미국 주도의 국제적 협력체제의 향후 행보는 미국의 상류층 및 기성 엘리트들과 트럼프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미국의 기성 엘리트, 주요 동맹국 등 관련국들의 대응과 갈등에 따라 지정학적 위기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는 가장 큰 전환점을 맞았다. <뉴욕 타임스>는 사설에서 “미국이 백척간두에 섰다”고 평했다. 세계질서도 백척간두에 섰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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