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신중한 당부를 밝히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당선자에 신중한 조언·당부
“좋은 참모 두고 민주주의 존중을”
‘분열된 미국’ 의식해 통합 강조
“좋은 참모 두고 민주주의 존중을”
‘분열된 미국’ 의식해 통합 강조
“나는 그가 이념적이라고 보지 않으며, 본질적으로 실용적이라고 생각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선 이후 처음으로 14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경고성 조언과 신중한 당부를 쏟아냈다. 오바마는 “그것(트럼프의 실용주의적 성향)은 그가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두고 좋은 방향감각을 갖고 있는 한 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연방정부와 민주주의는 쾌속정이 아니라 대양 항해선”이라고 비유하며, 트럼프 당선자가 폐기를 공언해온 건강보험법, 이란 핵협정, 기후변화협약 등 핵심적인 ‘오바마 레거시’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뜻도 내비쳤다.
오바마는 기자들에게 지난주 트럼프 당선자와의 만남을 상기시키며 “그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강력하고 확고한 관계를 포함해 미국의 핵심적 전략 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나라 지도자들에게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의무와 방어에 대한 결의가 약화하지 않을 것임을 알려줄 것”이라는 다짐도 했다.
오바마는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운동과 대통령직 수행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스스로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자에게 “신뢰할 만한 참모들을 구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트럼프 당선자가) 정중함, 관용, 그리고 이성과 사실과 분석에 기반한 헌신 등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규범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 시간에 걸친 기자회견 내내 분열되고 초조한 미국을 진정시키고 안심시키기 위해 신중한 단어들을 고르고, 통합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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