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자리한 트럼프 타워에서 열린 실리콘 밸리 기업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트럼프 맏딸 이방카 트럼프가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이 맏딸이자 막후 실세로도 통하는 이방카 트럼프가 트럼프 취임 후 당분간 퍼스트레이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방카는 트럼프 취임 뒤 백악관 퍼스트레이디의 영부인과 사무실이 위치한 ‘이스트 윙’(East Wing·동쪽 건물)에서 거주할 예정이며,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역시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의 아내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아들 배런(10)이 학교를 마치는 내년 6월까지는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거주할 예정이며, 그 전까지 맏딸 이방카가 멜라니아를 대신해 백악관에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시엔엔>은 이어 “이방카는 워싱턴 안주인 역할뿐만 아니라, 육아휴직에서부터 기후변화까지 다양한 사안에 대해 아버지에게 조언하는 참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방카는 지난 5일 환경운동가인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면담하는 자리에 트럼프와 동석하기도 했으며,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달 초 “이방카가 지구 온난화 방지 차르(총책)으로 활약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호프 힉스 트럼프 대변인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이방카의 역할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만 언급했다.
이방카와 함께 트럼프의 신임을 받고 있는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맡을 역할도 관심을 끌고 있다. 1967년 통과된 ‘친족등용금지법’은 대통령이 사위를 포함한 친인척을 각료나 정부 공식 직책에 임명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지만, 백악관 고문과 같은 직책까지 맡길 수 없는지는 불분명해 이같은 자리에 쿠슈너를 맡길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달 23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대인 출신인 쿠슈너를 언급하며 “중동 평화회담 중재자 역할을 맡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