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북한이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에도 미국의 핵전력을 강조하는 등 위협을 계속했다.
트럼프는 9일 트위터에서 “나의 첫 명령은 우리 핵무기를 개선하고 현대화하는 것이었다”며 “우리 핵무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강하고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라건대 우리가 이 힘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야만 하나,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가 아닌 때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앞서 이날 오전에도 북한에 화염과 분노를 경고한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폭스뉴스>의 보도들을 자신의 트위터에서 리트위트했다.
트럼프의 이런 트위터 메시지는 자신의 화염과 분노 발언을 진화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 뒤에 나왔다. 틸러슨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참석 뒤 귀국하는 도중에 괌에 기착해 괌이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어떠한 임박한 위협”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괌은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대해 북한이 화성-12호 미사일로 “포위사격”하겠다고 위협한 곳이다.
틸러슨은 “대통령이 하는 것은 김정은이 이해할 언어로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왜냐하면 김정은은 외교적 언어를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트럼프의 발언을 변호했다. 그는 또 “나는 대통령이 미국은 자신을 방어할 의심의 여지가 없는 능력을 가졌고, 자신과 동맹국들을 방어할 것이라는 것을 북한 정권에 명확히 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이런 점에서 어떠한 오산도 피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북한의 오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그는 “상황이 지난 24시간 동안 극적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것을 내가 알지 못하고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참석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그는 “미국인들은 밤에 잠을 잘 자야 한다”며 이렇게 말해, 북한과 트럼프의 전쟁 위협 발언에 긴장한 미국인들을 달랬다.
그는 또 “북한 미사일 능력은 많은 방향으로 겨냥할 수 있다”며 “그래서 괌은 그 위협에 있는 유일한 장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여행을 다시 되돌리는 여정을 결코 고려하지 않았다”며 “그리고 내 견해로는 어떠한 임박한 위협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틸러슨은 지난 5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참석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적어도 한차례 통화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위협 발언이 외교적 전략의 일환인지 아니면 즉흥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틸러슨은 북한에 대해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점진적으로 증가시키는 자신의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사실 압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평양에서 나오는 표현들이 갈수록 커지고 더 위협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그들을 코너로 몰아넣는지 여부는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그들을 출구 없이 코너로 몰아넣는 것은 외교적으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출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화”라며 “그런 대화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기대를 가진 대화이다”라고 말했다. 틸러슨의 이런 말은 북한과 어떠한 형태의 대화를 가질 것인지에 대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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