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전문가 팀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던 브루스 에일워드 박사가 25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세계보건기구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세계가 아직 코로나19와 싸울 대비가 부족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제네바/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하버드대의 전염병 전문가가 1년 내 전세계 인구의 40~70%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코로나19가 이미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으로, 앞으로는 ‘독감 시즌’이란 말처럼 ‘코로나19 시즌’이란 말이 일상적으로 쓰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크 립시치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25일(현지시각) 시사주간지 <애틀랜틱>과 한 인터뷰에서 “이상적인 억제책을 쓰더라도 바이러스 확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무증상 감염자들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궁극적으로는 코로나19가 억제되지는 않을 것이란 뜻이다.
다만 립시치 교수는 감염된 모든 사람이 심각한 병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많은 이들이 가벼운 증상을 보이거나 자각하지 못한 채 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만성질환자와 노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인플루엔자(독감)도 대부분 의료서비스 없이 지나가고 약 14%가 무증상이다.
<애틀랜틱>은 이와 관련 치사율이 높다고 해서 실제 사망자가 많은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인플루엔자의 경우 치사율이 0.1%에 불과하지만 한해 수십만명이 사망하는 반면, 조류독감(H5N1)의 경우 치사율이 60%였지만 2003년 이후 사망자 수가 455명에 그쳤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코로나19의 경우, 치사율이 2%정도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확산할 것이라는 생각은 비단 립시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이미 전염병 학자들 사이에선 코로나19가 새로운 계절성 질환이 될 ‘5번째 코로나 바이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게 <애틀랜틱>의 설명이다. 이 잡지는 코로나19가 지금처럼 계속 심각해진다면 ‘감기와 독감의 계절’이라는 말이 ‘감기와 독감, 코로나19의 계절’이란 말로 바뀔 수도 있다고도 전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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