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6개주에서 경선이 열리는 ’미니 슈퍼화요일’을 이틀 앞둔 8일(현지시각) 미시건주 앤아버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앤아버/AFP 연합뉴스
미국 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으로도 ‘불똥’이 튀고 있다.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대선 선거 유세 현장이 자칫하다간 집단 감염의 온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조 바이든 후보 등은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유세를 계속한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8일 <시엔엔>(CNN)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선거 유세를 취소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분명한 건 무엇보다 중요한 건 미국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라면서도 “이 나라 전역의 공중 보건 당국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답변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6개주에서 경선이 치러지는 ‘미니 슈퍼화요일’을 이틀 앞둔 8일(현지시각) 미시시피주 투갈루 대학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투갈루/AFP 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 등을 중심으로 가급적이면 여행은 물론 대규모 모임 참석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상태지만, 유세 취소 가능성에 대해 즉답을 피한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만 밝힌 것이다. 그는 “모두에게 가장 좋은 것은, 세 후보가 이동 및 군중(집회)을 제한하는 것이겠지만, 지금으로썬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크게 밀린 뒤 반전을 노리고 있는 샌더스로는 352명의 대의원이 걸린 6개주 경선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 쉽사리 유세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에 맞서 ‘굳히기’를 노리는 바이든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서도 중단·축소 없이 유세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특히 트럼프는 앞서 지난 7일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대선 일정을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캠프 쪽에선 7일 이후 다음 유세 일정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6개주가 동시에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는 ‘미니 슈퍼화요일’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당국의 대응 마련 발길도 분주해지고 있다. 당국은 각 경선 지역 관계자들에게 투표소 내 펜과 테이블 등 각종 기물을 살균소독제 등으로 반복적으로 닦아줄 것을 권고하는 한편,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설 때도 멀찌감치 서게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전했다. 특히 사망자 19명을 포함해 141명의 확진자가 나온 워싱턴주의 경우, 원치 않을 경우 직접 투표소에 나오지 않아도 10일까지의 소인이 찍힌 것에 한해 우편 투표를 허용하도록 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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