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핏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 소장 분장을 하고 <엔비시>(NBC) 방송 코미디쇼 ‘SNL’에 등장해,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풍자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 소장의 원대로,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핏이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파우치 소장 역을 맡았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각) <시엔엔>(CNN) 인터뷰 도중 진행자가 벤 스틸러와 브래드 핏 중 누가 SNL에서 파우치 역을 맡으면 좋겠냐고 묻자 “오, 물론 브래드 핏”라고 웃으며 대답한 바 있다.
브래드 핏이 25일 미국 <엔비시>(NBC) 방송 코미디쇼 ‘SNL’ 오프닝에서 파우치 소장 분장을 하고 깜짝 등장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스튜디오 녹화가 중단된 탓에, 녹화는 다른 출연진과 마찬가지로 브래드 핏의 개인 공간에서 진행됐다.
파우치 소장으로 분한 핏(이하 핏 파우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관련 발언과 행태를 재치있게 비틀었다. 핏 파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가이드라인에 일부 자유를 부여했다”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언론 브리핑에서 잇따라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했다.
핏 파우치가 공개한 자료화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일찍” 코로나19 백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핏 파우치는 “상대적으로 일찍이란 흥미로운 문구다. 전지구의 역사와 비교했을 때? 물론 백신은 실제로 빨리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핏 파우치는 그러나 “만일 당신이 친구에게 말할 거라면, ‘비교적 빨리 끝날 거야’라고 해놓고 1년 반 뒤에 나타난다면, 글쎄, 당신의 친구는 비교적 열받을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다시 이어진 영상에서 트럼프는 “바이러스가 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핏 파우치는 “기적이 일어나면 좋겠다! 누가 기적을 사랑하지 않겠는가?”라며 “그러나 기적은 1순위(A플랜)일 수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무책임한 낙관주의를 비판했다.
영상 말미, 핏은 파우치 소장을 흉내내려고 썼던 가발과 안경을 벗고는 점잖게 자세를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진짜 파우치 박사님, 이런 불안한 시기에 당신의 침착함과 명료함에 감사드린다”며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과 방역당국 관계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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