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시간주의 포드 자동차 로슨빌 부품공장을 시찰하며 얼굴 가리개를 들어보고 있다. 이 공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부품 대신 산소호흡기와 마스크를 포함한 의료 장비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외부 공식 행사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또다시 논란을 빚었다.
연방정부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까지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아예 착용하지 않거나 언론 앞에서 마스크를 쓴 모습을 피해 눈총을 받고 있다.
이달 들어 세 번째 현장 방문인 이날 미시간주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쓸지는 출발 전부터 큰 관심 대상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생산을 재개한지 얼마되지 않은 포드사는 물론 미시간주 법무장관까지 나서서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다나 네설 미시간주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미리 보내 "마스크 착용은 단지 포드의 정책이 아니라 주지사의 명령이다. 현재 이 주의 법"이라며 법적 의무일 뿐만 아니라 도덕적 책임이라고까지 호소했다.
앞서 포드사 대변인도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음을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감을 의식한 듯 "백악관은 자체 안전 및 검사 기준이 있고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며 최종 판단은 백악관에 맡겼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흑인지도자와 면담, 포드 공장 연설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그는 생산현장을 시찰할 때 마스크를 썼냐는 언론 질문에 공장 측에서 선호하는 한 지점에서 썼다고 한 뒤 "아주 좋았다. 매우 좋아 보였다. 그들은 반드시 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대답하며 대통령 직인이 찍힌 남색 마스크를 보여주기도 했다.
잠시 썼을 뿐, 제대로 착용하진 않았다는 말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포드사 간부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마스크 없이 공장 바닥을 돌아다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언론이 그것(마스크 착용 모습)을 보는 즐거움을 주고 싶지 않다"라고도 말했다. 언론 카메라 앞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빌 포드 포드사 회장은 언론 질문에 "이는 그에게 달린 문제"라고 넘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출발하면서 착용 의향에 대해 "모르겠다. 한 번 보려고 한다"고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두 차례 현장 방문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뒷말을 낳았다.
그는 38일 만의 첫 외부일정이던 지난 5일 애리조나 마스크 생산시설 방문 때 마스크가 아닌 고글을 썼다가 눈총을 받자 무대 위에서 일정 기간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해명했다.
또 지난 15일 펜실베이니아주 의료장비 공급업체 방문 때 다른 일행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방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주의 11월 대선 때 우편투표 확대 추진을 문제 삼아 자금 지원을 보류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마찰을 빚은 다음 날 이뤄졌다.
또 폭우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북쪽의 이든빌 댐과 샌퍼드 댐이 범람해 주민들이 고통을 겪는 와중에 방문한 것이기도 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댐 범람 현장은 방문하지 않고 일정 도중 간단한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인 주지사와 여러 차례 충돌했지만, 이곳은 대선 승부처로 통하는 '경합주' 중 한 곳이어서 선거운동을 염두에 둔 일정이라는 해석도 낳았다. 미시간 주지사는 이날 동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를 시작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위한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며 경제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우리는 그 불을 끌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민주당이 경제를 계속 닫아놓는 바람에 주를 해치고 있어 대선 때 민주당을 벌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나이스 샷(nice shot)을 한 번 더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