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텍사스주 미들랜드 유전을 방문해 걷고 있다. 미들랜드/AP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으로 2분기(4~6월) 미국 경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30일(현지시각)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의 계절 조정 실질 성장률이 연율(분기 추세가 1년간 이어진다고 전제한 수치)로 -32.9%(속보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은 “1947년 미국이 분기 성장률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악의 수치”라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경제 매체 <블룸버그>는 2분기 연율 환산치를 -34.8%로 예상했고, <마켓워치>는 -34.6%로 전망했다. 민간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이전 최악이었던 1958년 1분기 연율 -10%를 세 배 이상 뛰어넘었다. 그 이후 성장률이 -5%에도 못 미친 경우는 1980년 2분기(-8%), 1982년 1분기(-6.1%), 2008년 4분기(-8.4%)뿐이었다. <에이피> 통신 예상치는 -32%였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은 1분기(1~3월) 때부터 나타났으나, 미 1분기 성장률은 연율 -5%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처가 3월 중순 이후 실시되었기에 1분기만 해도 영향이 비교적 적었기 때문이다. 2분기에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여파가 고스란히 통계에 반영됐다.
미국 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4월 3만명대였다가 5월 한때 2만명 이하로 줄어든 적도 있었다. 그러나 6월 들어 다시 4만명을 넘어섰다. 감염 재확산에 따른 충격도 2분기 역사적인 마이너스 성장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의 70%를 소비가 차지하고 있는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처로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는 점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이 됐다.
문제는 3분기다. 오는 11월3일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경제가 ‘브이’(V)자 형태로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경제전문가는 회복 뒤 다시 침체가 오는 ‘더블유’(W)자 형태를 예상하고, ‘엘’(L)자 형 장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7월19~2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43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주보다 1만2천건 늘어난 수치다. 15주 연속 감소하던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경제활동 재개를 중단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최근 다시 늘고 있다.
독일도 이날 2분기 경제성장률이 -10.1%라고 발표했는데, 1970년 통계 작성 뒤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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