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연방 의회 선거용 우편투표와 부재자 투표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AP 연합뉴스
3일 치러진 미국 대선의 결과에 압승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경합지를 누가 차지하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측됐지만, 경합지는 예상보다 더 치열한 혼전을 보인다. 개표가 중반을 넘으면서, 경합지 중에서도 북부 러스트벨트, 그 중에서도 펜실베이니아의 향방이 결국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치러진 미국 대선의 중간 개표가 진행되면서, 승패의 변곡점들이 드러났다. 예상됐던 남부 선벨트의 경합주들인 플로리다·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 북부 러스트벨트의 경합주들인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의 향배이다.
한국 시각 오후 3시30분 현재, <뉴욕 타임스>는 미국 50개주와 워싱턴디시 중에서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네바다·애리조나·메인·알래스카만 제외하고 나머지 주들에서 결과를 확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후보의 선거인단 득표 현황을 보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224명,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213명이다. 확정이 안된 선거인단 수가 101명이다.
선벨트 경합주에서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를 점했다. 96% 개표가 진행된 플로리다에서 트럼프는 51.4%를 득표해, 47.8%를 얻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3.6%포인트 앞서 승세를 굳혔다. 95% 개표가 진행된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트럼프는 50.1%로, 바이든의 48.7%에 앞섰다. 트럼프는 이 2개 주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82%가 개표된 조지아에서 트럼프는 52.9%로, 바이든의 45.8%에 앞서고 있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는 나중에 합산될 우편투표를 감안하면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56%로 진단했다. 박빙이라는 의미다.
신문은 이 3개 주에서 트럼프가 모두 승리하면, 대선의 최종 결과를 알기까지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이 이 3개 주 중에서 하나라도 승리하면, 대선에서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어떤 경우라도 북부 러스트벨트의 경합주 결과가 전체 승패를 가르게 된다. 64% 개표가 진행된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트럼프 56.6%-바이든 42.0%, 58% 개표가 진행된 미시간에서는 트럼프 53.4%-바이든 44.8%, 72%가 진행된 위스콘신에서는 트럼프 51.4%-바이든 44.8%이다.
모두 트럼프가 앞서고 있으나, 이들 3개 주에서는 민주당 성향이 강한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를 나중에 집계한다. 개표 초반에는 트럼프가, 개표 후반에는 바이든 우세가 예상됐다. 투표 전 여론조사들에서는 바이든이 이들 3개주에서 5~10%포인트 우세를 보였다.
개표 초반 트럼프의 우세가 예상되기는 했으나, 10%포인트 차의 우세는 기대 이상이다. 결국 이 세개 주도 여론조사의 예측보다는 더 치열한 혼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박빙으로 개표가 진행되면, 그 결과는 며칠이 걸릴지 알 수 없다.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서 개표가 박빙으로 진행되면, 전체 대선 결과는 6일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펜실베이니아가 관건이다.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는 309만여명이 우편투표를 신청해, 240여만명이 회신했다. 회신한 유권자 중 66%가 민주당 등록이고, 23%가 공화당이다.
펜실베이니아의 개표를 더 복잡하게 하는 요인은 선거당일까지의 우편소인이 찍힌 우편투표가 6일까지 도착하면 유효하다는 주 당국의 규정이다. 이를 놓고 공화당 쪽은 선거당일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만 유효성을 인정하라는 소송을 진행중이고, 연방대법원은 이를 선거 뒤에 심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펜실베이니아 개표가 박빙으로 진행되면 3일 뒤에 도착하는 우편투표까지 개표해야 하는데다,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그 유효성이 결정될 수 있다.
미시간 주 당국도 비공식적으로나마 개표 결과를 완전히 알려면, 6일까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북부 러스트벨트 중 미네소타에서 바이든의 승세가 굳어져, 바이든이 현재 전체 승부에서 유리한 입지이다. 또, 서부의 경합주인 애리조나에서도 바이든의 승리가 유력하다.
이런 판세를 감안하면, 트럼프로서는 백악관을 수성하려면, 4개 경합주인 조지아·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에서 3개 주 이상을 이겨야만 한다. 바이든 이 4개주에서 2개만 이겨도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다.
결국, 올해 미국 대선의 승패는 북부 러스트벨트 경합주, 그 중에서도 펜실베이니아가 최대 관건이 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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