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 한번 이번 선거는 “조작됐다”면서 “합법적인 표를 집계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선거를 관리하는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디트로이트 등에서 억압적인 선거 부정이 일어나고 있다며 법적인 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6시48분께 웨스트윙 회견장에서 “우리는 역사적인 수치로 이겼다. 하지만 여론조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호도했다. 블루 웨이브(민주당 지 물결)는 없었다. 그것은 거짓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레드 웨이브(공화당 지지 물결)가 있었다”고 했다. 또 월스트리트의 막대한 자금과 거대 미디어, 테크 기업들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이겼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미국 언론과 여론기관들이 바이든이 선전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 위해 “허위 여론조사”, “가짜 여론조사”를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이 플로리다뿐 아니라 오하이오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크게 이기고 있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자신이 크게 이겼다고 했다.
우편투표 개표가 이어지며 판세가 역전된 위스콘신은 선거 “억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표들이 “마법처럼 사라졌다”며 민주당 쪽이 얼마나 많은 표가 필요한지 파악하고 그 표들을 뒤늦게 우편투표로 만들어내 선거를 뒤집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편투표가 “우리의 시스템을 파괴”한 “부패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가 막판에 무서운 추격세로 따라잡고 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바이든 표가) 자꾸만 들어오고 있다”며 “우리의 참관자(의 입회)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지아에서 선거 당일 4시간 동안 개표가 중단되는 등 곳곳에서 개표가 중단되고 그 뒤 갑자기 민주당 표가 늘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디트로이트 등의 개표 현장에 공화당 참관인들의 입회가 거부당했다고도 강조했다. 조지아에서는 선거 당일인 3일까지 접수된 우편투표만 유효한데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으며 투표자의 신원 확인 절차도 없이 투표가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와 디트로이트에 대해 “부패한 민주당 기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민주당에서 “모든 표의 집계를 원한다”는 주장에 대해 “나는 그들이 합법적인 표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모든 합법적인 투표의 집계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투명성을 원하고 은밀한 투표용지나 선거 이후 행사된 불법적인 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합법적인 투표는 선거 당일까지 접수된 우편투표만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직한 선거와 정직한 개표, 개표를 담당하는 정직한 사람들을 원한다면서 선거 전반이 부패와 부정으로 얼룩졌다는 주장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위해 “법적인 절차”를 지켜 이를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연방대법원에서 끝날 수도 있다고 언급해 4일 회견 때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라던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는 “완전한 거짓”이라며 “단순히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행”이라고 비난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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