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아프가니스탄 헤라트에서 보안 요원이 검문을 위해 차를 세우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전국에 야간 통행금지를 선포했다. 아프간에서 철수 중인 미군도 탈레반을 겨냥한 공습을 지속하기로 했다.
아프간 정부는 25일부터 34개 주 중 31개 주에서 밤 10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통행금지 시행에 들어갔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전했다. 아프간 정부의 통행금지 선포는 대도시 지역으로 침공하는 탈레반을 막기 위한 조처 가운데 하나다.
아프간 내무부는 “탈레반의 테러 및 파괴 활동이 주로 야간에 이뤄지고 있다”며 “주민들의 피해를 막고 탈레반 대원을 단속하기 위해 야간 통행금지를 한달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수도 카불, 동쪽의 낭가르하르주, 북서 지역이 판지시르주 등 탈레반이 아직 세력을 확장하지 못한 3개 지역은 통금 선포에서 제외됐다.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국토의 절반을 장악했으며, 주요 도시 지역을 겨냥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다만 탈레반은 아직 주도 등 주요 도시를 함락하지는 못했다. 탈레반 세력이 가장 강한 남부의 주요 도시 칸다하르 외곽에서는 지난주부터 격렬한 전투가 진행되고 있다.
탈레반의 공세가 격화되자, 사실상 지상군 병력을 이미 철수시킨 미군도 탈레반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케네스 매켄지 중부사령관은 “미국은 지난 며칠 동안 아프간 정부군을 지원하는 공습을 강화했고, 우리는 탈레반이 공세를 계속한다면 향후 몇주 동안 강화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켄지 사령관은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가 완료되는 오는 8월31일 이후에도 공습을 계속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탈레반에 계속 패퇴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군은 카불을 비롯한 주요 도시, 국경 검문소 등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병력을 집중해 방어하는 전략으로 수정하고 있다고 아프간과 미군 관리들이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이에 대해 매켄지 사령관은 “탈레반이 권력을 되찾으려면, 도시들을 점령해야만 한다”며 “탈레반이 도시 지역들을 점령할 수 있다는 것이 정해진 결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