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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탈레반, 미 협력자들 체포 ‘숙청 정치’…언론인 살해도

등록 2021-08-20 19:46수정 2021-08-21 02:00

민간 분석기관, 유엔에 보고서 내
“아프간 군·경·정보기관 인사 표적”
“외신기자 집 들이닥쳐 가족 살해”
시위대에 총격 가해 사상자 속출
‘반탈레반' 북부동맹 투쟁 움직임
탈레반이 기존 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체포 작전에 돌입했다는 민간기관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19일(현지시각) 탈레반 대원들이 칸다하르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칸다하르/EPA 연합뉴스
탈레반이 기존 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체포 작전에 돌입했다는 민간기관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19일(현지시각) 탈레반 대원들이 칸다하르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칸다하르/EPA 연합뉴스

탈레반이 기존 아프가니스탄 정부 주요 인사들과 미군 등에 협력한 인물에 대한 체포 및 언론인 살해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유엔의 지원을 받는 ‘노르웨이 글로벌 분석센터’(RHIPTO)가 18일 유엔 관계자들에게 전달한 보고서에서 “탈레반이 기존 아프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색을 강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탈레반이 체포하려는 핵심 인사들은 군, 경찰, 정보기관에서 일하던 인물들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에서는 미국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인물이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탈레반) 군사위원회’로부터 받은 편지 내용이 공개됐다. 편지는 “군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으면 당신 가족을 대신 체포할 것이며 이는 모두 당신 책임”이라고 밝힌 뒤 “당신과 당신 가족은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근거해 처분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편지를 받은 인물은 카불의 아파트에서 탈레반에 체포됐다.

앞서 탈레반은 평화를 원하며 아프간 정부 등 기존 적대 세력에 대한 보복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축출된 아프간 정부 보안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이 국가 안보 관련 비밀문서를 확보했으며 정보기관 인사 체포에 나섰다고 전했다.

외국 언론 소속 기자와 그들의 가족에 대한 보복도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독일 <도이체 벨레> 방송은 이날 탈레반이 자사 기자의 집에 들이닥쳐 가족 1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자는 독일로 출국한 상황이었고, 다른 가족들도 집에서 빠져나가 피해를 면했다. 탈레반은 이 방송 소속 현지 기자 3명의 집을 수색했으며, 현지 라디오 방송 <팍티아 가그>의 대표도 최근 탈레반에 살해당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탈레반의 공포정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아프간의 독립기념일인 19일 곳곳에서 국기를 든 시위가 벌어져 여러명이 숨졌다. 이날은 1919년 아프간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 내용의 협정이 체결된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로이터>는 이날 동부 도시 아사다바드에서 탈레반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면서 몇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망자들이 총에 맞았는지, 군중에 휩쓸려 넘어지면서 숨진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카불에서 벌어진 집회에서도 총격이 발생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수도 카불에서 시위대가 아프간 국기를 들고 “우리의 국기는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외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통신은 잘랄라바드 등 동부 지역 시위에서 탈레반의 총격으로 적어도 7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이 장악하지 못한 일부 지역에서는 반탈레반 세력이 북부동맹 이름 아래 모여 무장투쟁을 전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북부동맹은 2001년 미국이 탈레반을 축출할 때 구성돼 미국과 협력한 바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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