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22일(현지시각)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 공군 C-17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카불 공항을 중심으로 아프가니스탄 탈출행렬이 줄을 잇는 혼란 속에서도 새 생명이 태어난 사례가 적어도 세 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불 공항의 민간인 탈출 작전을 지휘하는 스티븐 라이언스 미 육군 수송사령관은 23일(현지시각) 화상 회견에서, 수송기로 아프간을 탈출한 임산부가 출산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수송기에 출산을 도울 의료진이 있느냐’고 묻자 “모든 수송기에 의료요원이 타고 있진 않다. 많은 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건강문제를 확인해야만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아프간 임산부를 태운) 비행기는 독일의 람스타인 공군기지로 왔으며, 사실 보도에 난 것보다 더 많은 출산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가 “몇 명이냐”고 묻자, 그는 “나의 가장 최근 데이터는 셋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나는 공식 통계를 갖고 있지 않지만 그렇다. 더 확인되면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의 <시엔엔>(CNN)은 미 공군 수송기 C-17로 아프간을 탈출한 임산부 한 명이 독일 람스타인 기지에 도착하자마자 수송기에서 아기를 출산했다고 보도했다.
생사를 건 아프간 탈출의 혼란과 북새통에서도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 경이로운 사례는 과거 1950년 12월 6·25 전쟁 당시 흥남철수 작전을 연상케 한다. 당시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가 1만4천명의 피난민을 태우고 남쪽으로 철수하던 중에 5명의 아기가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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