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군이 대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시한인 31일을 이틀 앞둔 29일(현지시각), 미국은 자국 시민 등을 대피시키려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애초 이날까지 민간인 소개를 완료하고 군 병력 철수에 집중할 예정이었으나,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자국 시민이 아직 250여명 남아 있어 이들을 추가로 대피시킬 방침이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아프간에 남은 미군 병력 철수가 시작됐다고 밝혔고,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배치된 미군 병력들도 철수에 돌입했다.
미국은 철군 시한이 지난 뒤에도 잔류한 미국인들의 출국을 위해 공항을 운영하려고 탈레반 쪽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역시 미 철군 뒤에도 외국인의 출국은 보장한다고 밝히고 있다. 미군 철군 이후 공항 운영은 애초 터키가 맡기로 했었다.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한 지난 15일 이후 카불 공항을 통해 국외로 나간 인원은 28일 기준 11만7천명 정도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이 중 미국인은 5500명 정도 된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철군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출국하는 인원도 크게 줄고 있다. 백악관은 미 동부시각 기준으로 28일 오전 3시부터 24시간 동안 2900명을 아프간에서 출국시켰다고 밝혔다. 하루 전은 6천여명, 이틀 전은 1만2500명이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 철군 이후 아프간에 외교인력이 남는지와 관련해 “그렇게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해, 일단 대사관도 철수한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블링컨 장관은 30일 주요 동맹국과 장관급 화상회의를 열어 아프간 사태에 공동 대응한다.
정의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