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하히드가 7일(현지시각) 카불에서 과도정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카불/신화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과도정부를 출범시킨 탈레반이 8일 집회에 대한 강경대응을 하면서도 전직 공무원 등에 대한 안전을 보장할테니 복귀하라는 뜻을 거듭 밝히는 등 강온 양면의 행보를 보였다.
탈레반 임시정부 내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수도 카불의 혼란과 보안 문제들을 피하기 위해 집회를 개최하려는 이들은 24시간 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불에서 집회는 당분간 허락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를 어기는 이들은 엄격한 법적 조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아프간 과도정부의 첫 포고령이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카불의 풀-이-수르크에서 여성들은 포용적인 정부 구성을 위한 시위를 벌였다. “여성이 없는 내각은 실패”라는 손팻말을 든 여성들은 시위를 벌이다 해산 당했다. 북동부의 파이자바드 시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과도정부의 수반인 모하마드 하산 아훈드 총리는 아프간 내의 안정을 보장을 내세우며 국외로 탈출한 공무원과 국제기관들의 복귀를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산 아훈드 총리는 <알자지라>와 회견에서 “우리는 아프간의 이 역사적인 순간을 위해 돈과 인명에 큰 손실을 입었다. 아프간에서의 유혈 참사와 학살, 경멸의 시기는 끝났다. 우리는 큰 대가를 치렀다"고 재건에 대한 협력을 촉구했다. 그는 아프간 전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 누구든지 사면될 것이라며, 국외로 탈출했거나 은거 중인 공무원들의 업무 복귀를 촉구했다. 그는 “누구도 이전의 행동 때문에 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며 "이 축복받은 프로젝트를 위해 모두가 우리와 함께 해달라"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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