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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 쿠르드 시위 ‘총격 진압’…거리에 주검, 하루에 13명 숨져

등록 2022-11-22 11:39수정 2022-11-22 11:56

21일 쿠르드 거주지역 자반로드에서 물 담은 용기가 이란 보안병력의 총에 맞아 터지며 물이 튀어 오르고 있다. 노르웨이의 쿠르드 인권단체 ‘헹가우’ 제공. AP 연합뉴스
21일 쿠르드 거주지역 자반로드에서 물 담은 용기가 이란 보안병력의 총에 맞아 터지며 물이 튀어 오르고 있다. 노르웨이의 쿠르드 인권단체 ‘헹가우’ 제공. AP 연합뉴스

이란 보안병력이 서부 쿠르드족 거주 지역에서 발생한 시위를 폭력 진압하면서 하루 만에 10명 넘게 숨졌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란의 쿠르드족이 모여 사는 서부·서북부 지역은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두 달 전 테헤란에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체포됐다가 22살에 의문사한 뒤 전국으로 확신된 시위의 핵심이 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활동하는 쿠르드족 인권단체 헹가우는 20일~21일 밤 이란 보안병력이 이란 서부·서북부의 피란샤르·마리반·자반루드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쐈다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격할 때 들리는 소리를 담은 영상을 올려놓았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시민들이 총소리가 들리는 거리에서 널브러진 주검을 수거하려고 애쓰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헹가우는 이 지역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무려 13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이 가운데 10대는 물론 시위로 숨진 이의 장례식에 모였다가 보안병력의 총격을 받아 숨지진 이도 포함돼 있다.

인터넷 자유를 표방하는 단체 ‘넷블록’은 21일 시위 동안 이들 지역에 모바일 인터넷 접속 차단 등 온라인 서비스 장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는 단체 ‘아티클 19’는 “시위지역 사람들의 삶의 권리가 인터넷 중단 등의 어둠 속에서 침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헹가우는 “자반루드에서 시위대와 보안병력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있었다”며 현지에서는 부상자를 위한 피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란 서부 도시 마하바드에서도 폭력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트위터에 “이란 당국이 특히 마하바드에서 시위대에 대한 폭력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소식에 매우 우려한다”고 적었다. 헹가우는 중무장 병력이 사난다지에서 마하바드와 부칸 등으로 트럭으로 이동하고 있는 영상을 올렸다. ‘이란 인권’(IHR)도 총성이 끊이지 않는 자반루드 거리에 부상한 시위대가 누워있는 영상을 올려놓고 “그들은 아무 무장도 없는 시민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아미니의 의문사 이후 시작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이란 인권’에 따르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인 이번 시위로 적어도 378명이 숨졌다. 독립된 국가를 갖지 못한 지구상의 가장 큰 민족이라 불리는 쿠르드족은 이란 내 소수 민족 중에 가장 인구가 많다. 이들은 이란뿐 아니라 튀르키예·시리아·이라크에 흩어져 살고 있다. 쿠르드족이 밀집 거주하는 터키 동부, 시리아·이라크 북부, 이란 서북부를 아우르는 지역을 쿠르디스탄이라 부른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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