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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자 지상전 돌입 ‘야금야금’ 남진…이란 “선 넘어” 개입 시사

등록 2023-10-29 19:42수정 2023-10-30 02:11

네타냐후, 2단계 작전 개시 선언
‘저며내듯’ 슬라이스 전술 펼칠듯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공세가 지상군 투입을 뜻하는 ‘2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이스라엘군의 자주포가 28일(현지시각) 포격을 가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루 동안 가자지구의 지휘소, 관측소, 대전차 유도탄 발사 원점 등 하마스 목표물 450여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주변/AFP 연합뉴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공세가 지상군 투입을 뜻하는 ‘2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이스라엘군의 자주포가 28일(현지시각) 포격을 가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루 동안 가자지구의 지휘소, 관측소, 대전차 유도탄 발사 원점 등 하마스 목표물 450여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주변/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를 지배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제거를 위한 이스라엘방위군(IDF)의 2단계 작전(지상군 투입)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은 25일(현지시각) 이후 사흘 연속 탱크 등을 가자지구에 투입해 하마스의 거점 등을 파괴하며 남쪽으로 조금씩 전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이 본격화되며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자, 이란은 이스라엘이 “금지선을 넘었다”며 다시 한번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8일 저녁 8시께 기자회견에 나서 “어젯밤 추가적인 지상군이 악의 요새로 향하는 입구인 가자지구의 문 안쪽으로 들어갔다”며 “이는 전쟁의 두번째 단계”라고 선언했다. 나아가 “우리의 목표는 명확하다. 하마스의 군사와 통치 역량의 파괴와 인질들의 귀환”이라며 “전시 내각과 안보 내각 모두에서 지상작전을 확대하는 데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말했다. 또 “가자지구 안쪽에서의 전쟁은 길고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우리에게 두번째 독립 전쟁이다. 우리는 육지와 바다와 공중에서 싸워 적들을 지상과 지하 모두에서 파괴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앞선 20일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에 출석해 가자지구 전쟁은 3단계로 진행될 것이라며, “하마스의 인프라를 파괴하기 위한 1단계 포격과 2단계인 전술적 작전(지상군 투입)”을 끝낸 다음에 “3단계로 새 ‘안보 정권’을 세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29일, 전날 가자지구 북부에서 450곳에 이르는 하마스의 목표물을 공격했고, 주민들에겐 남부로 “소개하라”고 거듭 경고했다고 밝혔다.

영국 비비시(BBC)는 이스라엘군이 북부 접경 지역에서 침투를 시작해 28일 오후 현재 북부 접경 도시인 베이트하눈 주변에 병력을 집결하고 전선을 조금씩 남쪽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내 특정 지역에 병력을 투입했던 2014년과 달리, 이번엔 소규모 전투를 통해 북쪽에서 천천히 부대를 남진시키면서 얇게 저며내듯 상대를 제압하고 해당 지역을 확보하려는 전술(슬라이스 전술)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29일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27일 이후 자신들이 가자지구에서 △테러리스트 거점의 식별·파괴 △부비트랩(함정)의 식별·파괴 △하마스 작전 미팅 포인트 파괴 등의 작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비시는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역을 저며내듯이 청소하는가?”라고 물으며 이번 작전의 특징을 지적했다.

결국 2단계 작전의 목적은 가자지구 전역에 500㎞ 넘게 건설된 지하터널과 함정을 서서히 무력화하며 하마스의 역량을 뿌리 뽑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에 따라 하마스의 거점이 있고 가장 촘촘하게 지하터널이 구축된 가자시티가 ‘주 전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장교 출신 아리엘 베른스타인은 에이피(AP) 통신에 앞으로 이스라엘군은 지하터널 등을 이용한 하마스의 매복·저격·함정 등으로 인해 마치 유령과 싸우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본격화되며 민간인 희생자도 급증하고 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27일에만 377명이 희생되는 등 이번 전쟁이 시작된 뒤 29일까지 어린이 3342명 등 모두 800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본격적인 지상전에 나서자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29일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이스라엘의 조처는 “금지선을 넘은 것이다. 이는 모든 이들을 행동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워싱턴(미국)은 우리에게 어떤 것도 하지 말라고 요구하나, 그들은 이스라엘을 광범위하게 계속 지원하고 있다”며 “미국이 ‘저항의 축’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보냈으니 전쟁터에서 명확한 대답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말한 저항의 축은 이란과 그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하마스 등을 지칭하는 것이다.

한편,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 중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다시 한번 인질의 무조건적 석방, 인도주의적 휴전,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거듭 제안했다. 미 백악관은 인도주의적 목적을 위한 전투행위의 일시 중지는 찬성하지만, 그 결정은 이스라엘이 한다는 입장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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