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영공·해상 봉쇄 계속”
헤즈볼라 “무장투쟁 안 멈출 것”
헤즈볼라 “무장투쟁 안 멈출 것”
14일 오전 8시(현지시각)부터 레바논에 포성이 멎었다. 34일 만의 정전이다. 지난 11일 만장일치로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헤즈볼라와 레바논,이스라엘이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정전 막판까지 헤즈볼라-이스라엘 교전이 계속되는 등 불안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정전 앞둔 막판 대공세=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14일 새벽 2시부터 이스라엘군에 자위의 경우를 제외한 전투를 중지할 것을 지시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보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정전 발효 15분 전까지 계속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14일 새벽부터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동부지역과 시돈에 있는 피난 캠프 등에 공습을 감행해 레바논인 2명이 숨졌다. 또 베이루트 남부 지역을 공습해 헤즈볼라 소유의 <알마나르> 방송 안테나를 파괴했다. 정전이 가까워질 무렵,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거리에는 이스라엘군이 뿌린 헤즈볼라를 비난하는 내용의 전단지들이 흩어져 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정전 직후 공습을 피해 피난길에 올랐던 레바논인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가한 지역에 남아 있던 불발탄이 폭발하면서 어린이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레바논 정부는 성명을 통해 “군대가 불발탄에 대한 조사를 마칠 때까지 피난민들은 집에서 떨어져 있을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군 주둔으로 불씨 여전=정전이 시작됐지만 레바논 남부에는 여전히 대규모 이스라엘군 병력이 주둔 중이다. 이스라일은 유엔임시군(UNIFIL)이 레바논 남부에 들어올 때까지 일부 군대를 계속 주둔시킬 것이라고 밝혀 레바논에서 즉각적인 평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14일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정전과 상관없이 헤즈볼라에 무기 유입을 차단하고자 레바논 영공과 해상을 봉쇄할 것이라고 <에이피>가 보도했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정전에는 동의하지만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 머물러 있는 한 무장투쟁 역시 계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정전 후 3시간 만에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요원 1명이 이스라엘군과 충돌 후 총격을 당했다고 <에이피>가 이스라엘군 관계자의 말을 따 보도했다.
한편,레바논 내각은 13일 헤즈볼라의 무장해제에 대한 내부 이견으로, 레바논 남부에 유엔임시군 1만5천명이 주둔하는 안을 논의하려던 회의를 무기한 연기했다. 헤즈볼라 출신 각료들은 헤즈볼라의 무조건적 무장해제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임시군의 레바논 남부 파견 시기는 아직 명확하게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7월12일 시작된 교전으로 레바논에서는 최소 1130명이 숨졌다고 레바논 정부 산하 고위구호위원회(HRC)가 밝혔다. 이 가운데 민간인은 약 1천명이며 이 중 3분의 1은 12살 이하 어린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당국은 자국민 사망자 수를 군인 109명과 민간인 39명 등 모두 148명으로 추산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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