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질들을 치료하겠다고 나선 아프가니스탄 의료진이 가즈니주에 도착해 3일 주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가즈니/AP 연합
아프간 의료진은 “전달했다”
탈레반은 “가즈니주 정부 빼돌려”
탈레반은 “가즈니주 정부 빼돌려”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여성 인질 2명의 건강이 특히 나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의약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애초 의약품은 5일 밤(현지시각) 탈레반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의료진은 진통제·구급상자 등 20~30㎏, 약 2천달러어치의 의약품을 전달했고 탈레반이 가져갔다고 말했다고 6일 밝혔다. 한국 정부 당국자도 “납치단체가 의약품을 받았다고 아프간 의사에게 연락한 것을 우리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하지만 압둘라 탈레반 카라바그 지역 사령관은 7일 파키스탄 일간 <더 뉴스> 라히물라 유수프자이 선임 에디터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기다렸지만 약품은 오지 않았다. 아프간 정부 쪽에서 비행기 약품투하 등을 막았다”고 말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도 <연합뉴스>와 한 간접통화에서 “의약품을 가즈니주 정부가 빼돌려 받지 못했다”며 “자체 보유한 남녀 의사가 인질을 치료해 상태가 호전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카라바그 행정책임자 크와자 무하마드 사디키는 “모든 약품을 보냈다. 아프간 정부를 깎아내리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여러 개의 약품 가방 가운데 1개만 전달됐다고 <파지와크 아프간 뉴스>가 7일 보도했다.
이런 논란은 탈레반이 지정한 카라바그의 사막지역에 약품을 두는 방식으로 전달돼, 탈레반이 의약품을 가져갔는지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해 벌어졌다. 현재로서는 어느 쪽 주장이 사실인지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의약품이 탈레반에 전달됐더라도 여러 곳에 나눠진 인질들에게 실제로 전달됐는지, 약품만으로 치료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와 별도로 피랍자 가족 등이 보낸 의약품과 물품은 아직 전달되지 않고 있어, 정부가 전달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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