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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사우디, 외국인 성지순례객에 비자 발급 잠정 중단

등록 2020-02-27 16:51수정 2020-02-28 02:33

이란은 ‘금요 대예배’ 취소 방안 검토
이라크 남부 종교도시 나자프에서 26일 민방위 대원이 방호복을 입은 채 이란인 투숙객이 머물렀던 호텔 주변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나자프/AP 연합뉴스
이라크 남부 종교도시 나자프에서 26일 민방위 대원이 방호복을 입은 채 이란인 투숙객이 머물렀던 호텔 주변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나자프/A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가 27일 이슬람 최고 성지인 메카를 방문하는 비정기 성지순례(움라)와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인 입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란을 중심으로 중동 지역 인접 국가에서 확진자가 늘자 선제적 조처에 나선 것이다. 사우디 외무부는 또다른 성지 순례지인 메디나의 예언자 모스크(마스지드 알나바위)에 대한 방문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사우디는 지난해 10월부터 한국과 미국, 중국 등 49개국의 성지순례 방문객 등을 대상으로 관광 비자를 발급해왔는데, 당분간 비자 발급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구체적으로 비자 발급 중단 시한을 밝히지 않아, 올해 7월 하순께인 ‘하지’(정기 성지순례)가 영향을 받게 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중동 국가 중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이란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번주 금요 대예배를 취소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사이드 나마키 이란 보건부 장관은 26일 국영 <이르나>(IRNA) 통신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일부 도시에서 이번주 금요 대예배가 열리지 않을 수 있다”며 “지도부가 이를 최종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금요 대예배를 열지 않은 것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처음일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들의 전언이다. 나마키 장관은 구체적으로 어느 도시에서 대예배가 취소될지 밝히진 않았으나,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된 종교도시 곰과 수도 테헤란 그리고 또다른 종교도시 마슈하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나마키 장관은 또 시아파 성지인 마슈하드의 이맘레자 사원과 곰의 파티마 마수메 사원 등에 대한 방문을 제한하는 한편, 코로나19 감염자 및 의심환자의 국내 이동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동 인구가 많은 도시 입구에 조사관을 배치해 발열 여부 등을 체크해 코로나19 감염 여부가 의심될 경우, 14일 간 격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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