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연일 폭염이 이어진 미얀마 양곤에서 한 시민이 뜨거운 햇빛을 피하기 위해 우산을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동남아시아·인도·중국 일부 지역이 4월부터 40℃ 넘는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선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고, 인도에선 수십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시엔엔>(CNN)은 18일(현지시각) 기상역사학자 막시밀리아노 에레라를 인용해 라오스의 관광 도시 루앙프라방의 기온이 42.7℃까지 치솟아 기상 관측 이래 4월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타이에서도 북서쪽 도시 탁의 기온이 지난 15일 45.4℃까지 올라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방콕은 체감기온이 50.2℃에 이를 것이란 예보도 나온 상태다. 타이 당국은 이달 초 몇몇 지역에 고온에 따른 건강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얀마에서도 중부 사가잉 지역의 도시 칼레와가 17일 44℃에 이르는 등 전례 없는 4월 더위에 신음하고 있다.
뜨거운 열파는 중국 남부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베트남 국경과 가까운 위안양에선 18일 기온이 42.4℃를 기록하는 등 12개 성의 기상관측소 100곳 이상에서 4월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인도·파키스탄·네팔·방글라데시 등 서남아시아도 며칠째 40℃를 넘나드는 뜨거운 열기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인도 기상당국에 따르면, 기상관측소 48곳에서 18일 42℃가 넘는 폭염이 기록됐다. 동부 오데사에서는 수은주가 44.2℃까지 치솟았다.
16일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뭄바이에서 열린 국가 행사에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가운데 폭염으로 인해 13명이 숨졌다. 뭄바이/AFP 연합뉴스
폭염에 쓰러지는 사람도 속출했다.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선 공공행사에 참여했던 13명이 더위에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졌다. 뭄바이에선 한 행사에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가 50~60명이 더위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고온이 이어지자 트리푸라, 서벵갈 등 몇몇 지역에선 학생들의 건강을 우려해 이주에 휴교령을 내렸다. 또 인도 노동부는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조치에 나설 것을 각 주 당국에 권고했다.
인도에서 우기를 앞둔 4월에 기온이 오르곤 한다. 그러나 최근 몇년 새 뜨거운 열기가 더 자주 찾아오고 더 강력해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지구의 기후 변화로 봄철 더위가 강력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폭염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