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은 미얀마 아라칸주와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의 난민촌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아라칸주의 로힝야 마을에서 살아가는 한 노인의 얼굴(왼쪽)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농사를 지을 땅을 가질 수 없는 로힝야족의 한 젊은이(오른쪽)가 나무열매를 다듬고 있다.
[아시아아시아인]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는 미얀마 소수민족
미얀마(버마)와 방글라데시의 국경 지대에 무리지어 사는 로힝야족은 스스로를 ‘버림받은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이슬람교를 믿는 탓에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박해받고, 난민인 탓에 이슬람국가인 방글라데시에서도 냉대받기 때문이다. 영국 <비비시(BBC)>는 최근 이들의 고단한 삶을 전하면서, “이들에게 더욱 괴로운 것은 자신들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현실”이라고 애도했다. 핍박 피해 방글라데시로 집단 이주
박대 심해 다시 미얀마로…“멸종 위기“
방글라데시 정부는 은근히 이들이 미얀마로 돌아가도록 압박한다. 이 때문에 미얀마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이들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크리스토퍼 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은 “방글라데시 정부는 로힝야족이 미얀마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로 돌아간 로힝야족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조금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왜 로힝야족을 학대하는 것일까? 로힝야족은 미얀마 정부가 자신들을 멸종시키기 위한 책략을 쓰고 있다고 믿는다. 한 노인은 “가장 큰 이유는 우리를 없애기 위해서다. 사람들의 눈이 있어 우리를 다 죽일 순 없다. 박해는 우리를 서서히 사라지게 하는 방법일 뿐이다”고 주장한다. 미얀마 정부는 얼마 전부터 아라칸주에 불교도들을 대거 이주시키고 있다. 오갈 데 없는 로힝야족은 이슬람 테러주의의 유혹에 쉽게 빠져든다. ‘성전’을 수행해야 하는 이슬람 테러단체들에게 이들은 ‘타고난 전사의 공급처’다. <비비시>는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도 이들에게 눈독을 들였다고 전했다. 실제 아프가니스탄의 알카에다 비밀기지에서 로힝야족 젊은이들이 군사훈련을 받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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