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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2. IT산업-인도의 두 얼굴

등록 2006-05-09 18:02수정 2006-05-23 01:28

인도 아이티 업체들은 보안이 까다로워, 국제공항 출입국 검색대보다 더 철저한 검색시설을 갖추고 있다. 복합빌딩이나 복합단지에 입주한 아이티 업체들은 이런 보안시설과 함께 자급자족 시설을 갖춰, 외부와 격리된 채 지낸다. 한 아이티업체 직원이 동공 인식 검색기에 눈을 비추고 있다. 방갈로르/강창광 기자<A href="mailto:chang@hani.co.kr">
인도 아이티 업체들은 보안이 까다로워, 국제공항 출입국 검색대보다 더 철저한 검색시설을 갖추고 있다. 복합빌딩이나 복합단지에 입주한 아이티 업체들은 이런 보안시설과 함께 자급자족 시설을 갖춰, 외부와 격리된 채 지낸다. 한 아이티업체 직원이 동공 인식 검색기에 눈을 비추고 있다. 방갈로르/강창광 기자
[인도의길인도의힘2부:새 ‘슈퍼파워’ 현장을 가다]
나 홀로 성장 IT “고용은 안느네”

해외기업 투자·입주 급증하지만
풍부한 인력불구 고용은 0.25%
“섬유·에너지 등 진흥책 고심”

인도 제2의 정보통신(IT) 도시인 하이데라바드를 주도로 하는 안드라프라데시주 주정부의 브리안 크리파난담 산업통상국장은 정보통신산업 진흥책을 묻는 질문에,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잘랐다. 그는 “그런 것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아이티기업이야 가만 놓아둬도 온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일반 서민들에 대한 고용 등 산업효과가 제한적인 아이티에 자원이 편중될 우려가 있다”고까지 말했다. 그는 이제는 섬유, 제지, 에너지, 자동차 부품업 등에 역점을 둔다며, 한국 기업들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투자현실은 그의 희망과는 다르다. 하이데라바드의 티갈라 레디 시장은 “국내외 투자자들이 아이티분야 외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사정은 인도 제1의 정보통신 도시라는 방갈로르도 마찬가지다.

방갈로르에는 일주일에 3개의 외국회사가 새로 들어온다. 거의 예외없이 아이티기업이다. 인도인이 만든 대표적 아이티기업으로 방갈로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위프로와 인포시스는 매달 1천명의 신입사원을 고용한다. 미국 시스코는 해외투자로는 최대인 12억달러를 이곳에 투자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17억달러를 투자한다. 엘지전자와 삼성전자도 올해초 이곳에 새롭게 둥지를 틀며 덩치를 키웠다.

주변 환경이 좋기 때문에 투자가 몰리는 것은 아니다. 2001년 560만명이던 방갈로의 인구는 700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하루에 900대의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새로 등록되고, 하루 400달러인 호텔방은 한두 달 전에 예약이 찬다. 교통체증은 인도 대도시 가운데 가장 악명이 높고, 생활비도 뭄바이나 델리에 비해 10% 이상 비싸다. 공사가 제대로 안돼 흙이 군데군데 보이는 방갈로르 국제공항을 나서면 엄청난 모기떼가 반긴다.

방갈로르를 주도로 한 카르나타카주 주정부는 국가 차원의 관세와는 별도로 주내로 들어오는 물품에 대해 13.5%의 ‘진입세’를 매긴다. 주요 장비를 대부분 외부에서 들여와야 하는 아이티기업으로선 큰 부담이다. 여러모로 방갈로르의 기업 환경은 바닥권이다.

그런데도 방갈로르로 기업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곳을 중심으로 한 아이티산업, 보다 정확하게는 고객지원·물류·회계 등 기업의 업무처리 공정을 전산화해 외부에 맡기는 ‘비지니스프로세스아웃소싱’(BPO) 등 아이티서비스 산업의 성장세가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소프트웨어기업전국협회(NASSCOM)와 맥킨지 보고서의 설명을 보면, 지난해 전세계 시장규모가 170억달러에 이르는 아이티서비스 산업에서 인도의 비중은 46%이다. 지난해 시장규모 120억달러로 아이티서비스 산업의 핵심인 비피오 분야에서는 인도의 비중이 65%로, 더 크다. 올해 인도의 아이티 분야는 36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가운데 아이티서비스 산업은 3분의 2 가까운 234억 달러에 이른다. 비피오 산업은 올해에만 4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아이티컨설팅회사인 네오아이티는 기업의 업무처리 공정 즉 비즈니스프로세스 시장의 전체 규모를 약 5천억달러로 추정한다. 인도의 아이티서비스 기업들은 아직 이 시장의 표면만 건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 아이티산업의 또다른 강점은 인력이다. 인도에는 매년 영어가 유창한 200만명의 대학생들이 졸업하며, 이 중 절반이 소프트웨어 지식을 갖춘 인력이다. 최고대우를 한다는 인포시스도 이들을 선진국의 6분의 1 수준인 월 50만원에 채용한다.

문제는, 아이티산업의 휘황한 발전과 가능성이 동시에 그림자를 안고 있다는 데 있다. 아이티 산업은 현재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4%를 차지하고 있지만, 고용한 노동력은 올해 현재 128만7천명으로 인도 6억 노동력의 0.25%도 안 된다. 우수 인력이 아이티쪽에 편중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더 우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이 주간지는 현재 인도의 우수한 아이티 인력이 직접 짜는 비즈니스프로세스 등 소프트웨어가 5∼7년 뒤면 모두 자동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실업 등 유휴 인력 처리가 큰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이데라바드 방갈로르/정의길 기자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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