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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인도는 붉은털 원숭이와의 전쟁중

등록 2007-02-25 20:50

술 취해 비틀거리고 관공서 침입 난동도
인도 정부가 도심지를 누비는 붉은털 원숭이의 퇴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도 수도 뉴델리의 우아한 의사당을 비롯한 중심가에선 붉은털 원숭이들이 서로 몸에 붙은 벼룩을 잡아주면서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이들 원숭이는 음식 파는 사람들을 겁주기도 하고, 위스키를 훔쳐 먹고 잔뜩 취해 비틀거리기도 한다. 심지어 국방부를 비롯한 관공서에 침입해 건물 안을 엉망으로 만든 적도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인도 언론들이 ‘원숭이의 위협’이라며 앞다투어 보도할 만큼 피해가 늘어나, 그동안 원숭이 퇴치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도입됐다. 그렇지만 행정당국의 대응은 무기력했다는 평가다. 주민들이 이들을 원숭이 형상을 한, 힌두교의 하누만신이 체화한 것으로 여겨 먹이를 주는 점도 원숭이 퇴치를 어렵게 한다.

당국은 원숭이 몇백마리를 붙잡아 인근 주의 숲에 풀어놓았으나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해당 주 당국들은 원숭이를 더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콘크리트 장벽과 철망으로 만들어진 감금시설도 동원됐다. 이번에는 동물애호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원숭이 감금에 문제가 많다며 원숭이 퇴치 책임자의 해임을 촉구했다. 더 크고 공격적인 랑구르 원숭이를 풀어놓아 붉은털 원숭이를 쫓아버리는 방법도 시도됐지만, 대실패로 끝났다. 공포에 사로잡힌 붉은털 원숭이들이 시내 전역으로 흩어지는 바람에 피해가 훨씬 커진 것이다.

마침내 법원이 팔을 걷어부쳤다. 델리 고등법원은 지난 8일 시내를 활보하는 원숭이 6천여마리를 뉴델리 교외의 40㏊ 규모 보호시설에 수용하도록 당국에 명령했다. 사실상의 마지막 수단이다. 법원은 원숭이들에게 강제로 불임시술을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멸종에 이르게 하는 극단적 방법은 승인하지 않았다. 인도 대법원도 14일 델리 고등법원이 원숭이들의 운명을 결정하도록 하는 판결을 내렸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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